[프로배구] 삭발효과…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완파

입력 2013-01-01 19:16

고참 선수들의 삭발로 분위기를 쇄신한 삼성화재가 ‘영원한 맞수’ 현대캐피탈을 기분좋게 완파했다. 삼성화재는 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홈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3대 0(25-15 25-21 25-20)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12승3패, 승점 35점으로 2위 현대캐피탈(9승6패, 승점 27점)과의 승점차를 8점으로 벌리며 여유있게 올스타 브레이크에 들어가게 됐다.

이날 쿠바 출신 레오는 서브 득점 2개 포함 26득점을 터뜨리며 승리에 앞장섰고, 토종 거포 박철우도 활발한 공격으로 18득점을 올렸다. 두 선수의 득점 공헌도가 컸으나 실제 승리의 원동력은 리베로 여오현(35)과 센터 고희진(33)의 삭발 투혼이었다.

두 베테랑 선수는 지난달 22일 러시앤캐시전, 29일 LIG손해보험전에서 모두 0대 3으로 완패한 팀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삭발을 감행했다. 덕분에 두 차례 맞대결에서 최소 4세트 이상까지 간 끝에 명암이 갈렸던 것과 달리 이날은 삼성화재가 매 세트 4∼5점차 리드를 이어간 끝에 3세트 만에 승리를 거뒀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의 기세에 밀린 듯 졸전 끝에 올 시즌 첫 연패에 빠졌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새해 첫날에 열린 오늘 경기는 전반기를 마무리하는 데 지면 연패에 들어가는 것이라 매우 중요했다”면서 “양팀 선수들 모두 피로가 쌓였지만 우리 선수들이 좀 더 집중력 있게 경기를 풀어간 게 승리의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오현이와 희진이가 머리를 깎아서 선수들에게 정신적 자극을 준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