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위기 청소노동자들 전국 첫 협동조합 설립… 광산구 클린광산협동조합
입력 2013-01-01 19:07
지자체 청소업무를 대행하던 청소노동자들이 계약해지로 실업자가 될 처지에 놓이자 협동조합을 설립해 고용불안의 고민을 말끔히 떨쳤다. 청소노동자들이 협동조합 방식으로 안정된 일자리를 확보한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광주 광산구는 “최근 월곡동과 하남지구의 음식물쓰레기 수거, 재활용품 수집운반 대행계약을 클린광산협동조합과 새로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2일부터 청소업무에 들어가는 김모(50)씨 등 클린광산협동조합 구성원 16명은 지난해까지 광산구와 계약을 맺고 이 구역 청소를 대행하던 D미화 소속 청소노동자들이다. D미화는 당초 업체 내부사정으로 2013년 청소 대행계약 유지가 어렵게 됐다. 이 바람에 갑자기 일자리를 잃게 된 김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집단시위를 벌이는 등 광산구와 갈등을 빚었다.
그러다가 김씨 등이 협동조합 설립에 눈을 돌리면서 꼬였던 실타래가 풀렸다. 이들은 광산구의 지원을 받아 지난달 14일 광산구노인복지회관에서 설립총회를 갖고 용역계약을 새로 체결한 것이다.
이번 계약은 1석3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신분상 사주(社主)이자 직원으로 일하는 협동조합이 청소를 맡아 안정적 청소업무가 가능해졌다. 또 공무에 가까운 일에 종사하던 청소노동자들의 실직을 행정기관의 합법적 노력으로 막았다. 사주 1인에게 집중됐던 기업이윤이 앞으로 구성원 전체에 골고루 배분되게 됐다.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고용불안 해소와 공공의 이익 실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게 됐다“며 “협동조합을 세운 청소노동자들의 직장 만족도는 물론 해당구역 청소업무의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