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베를린 100만명… 브란덴부르크 광장 최대 ‘말춤’ 도전
입력 2013-01-01 23:24
지구촌이 새해를 맞았다. 세계인들은 2013년을 맞이하며 새롭게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했다. 새해맞이 행사장에서 사고도 잇따랐다.
◇말춤과 함께 한 새해
가수 싸이(35)는 31일 밤(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서 라이브 공연으로 새해를 맞았다. 개그맨 유재석 노홍철도 깜짝 등장했다. 세계적인 래퍼 MC 해머도 가세했다. 전 세계에서 몰린 100만명의 인파가 함께 말춤을 추었고, 마침 생일을 맞은 싸이에게 “해피 버스데이”를 외쳤다. 싸이는 공연 직전 음악전문 채널 MTV와의 인터뷰에서 “오늘이 내 생일이고 ‘강남스타일’의 마지막일지 모른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이미 예약된 해외공연 2, 3건 외에 더 이상 강남스타일 라이브 공연은 없을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그러나 강남스타일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맨해튼뿐만 아니라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그 광장에도 수만명이 모여 세계 최대 규모의 말춤 기록 세우기에 도전했다. 인파가 2㎞에 걸쳐 베를린 시내 중심가를 가득 채울 정도로 몰렸다. DPA통신은 “사람이 너무 많아 춤추기가 힘들 정도였다”고 전했다.
◇불꽃놀이와 합창
홍콩에서는 빅토리아 하버 주변에 10만여명의 관객이 모여 중국 특유의 화려한 불꽃놀이를 보며 새해를 맞았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도 레이저쇼와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일찍 새해를 맞은 호주 시드니에서도 7t 분량의 폭죽이 여름 밤하늘을 밝혔다. 무려 690만 달러(약 73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세계 최대 규모의 불꽃놀이가 하버 브리지 일대를 메운 신년 하객들을 열광시켰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군사독재 기간 동안 대규모의 집회가 금지됐던 미얀마에서도 9만명이 거리에 나온 가운데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새해맞이 불꽃축제가 열렸다.
경제위기로 힘겨웠던 유럽은 상대적으로 차분했다. 프랑스에서는 정부가 폭죽 사용을 금지했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와 에펠탑 등지에 모인 시민들은 조용히 와인을 주고받으며 경제 회복을 기원했다. 영국 런던에서는 새해를 알리는 빅벤이 울리자 시민들이 함께 비틀스의 ‘헤이 주드’를 합창했다. 영국의 버스회사들은 실직자의 구직활동을 돕기 위해 1월 한 달 동안 무료 승차 서비스를 시행키로 했다. 영국의 실업자 수는 지난 연말 기준 251만명에 이른다.
버스 성폭행 피해 여성의 사망으로 대대적인 항의 시위에 휩싸인 인도에서는 희생자를 애도하는 촛불을 밝히며 새해를 맞았다.
◇사고도 잇따라
아프리카 서부 아이보리코스트에서는 불꽃놀이를 구경하고 돌아가던 인파가 한번에 몰리며 어린이 60여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대 도시 아비장의 운동장에서 새해맞이 불꽃놀이가 끝난 뒤 7만여명이 빠져나가다가 어린이들이 넘어지고 밟혔다. 사망자는 모두 15세 미만의 어린이였고, 부상자도 200명이 넘는다고 현지 AIP뉴스가 보도했다.
필리핀에서는 폭죽으로 400여명이 부상하고 어린이 1명이 일부 시민이 쏜 사제총기 유탄에 사망했다. 이탈리아에서도 폭죽이 폭발해 2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수도 카라카스의 시장이 시민들에게 각자 집에서 암 투병 중인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쾌유를 위해 기도하자며 전통적인 새해맞이 공연을 취소했다.
◇세계 지도자들의 신년사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신년사에서 “세계가 서로 손잡고 공동발전을 촉진하자”며 “지구촌이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는 정신으로 공동발전을 추진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정권에 부과된 사명은 우선 강한 경제를 되찾아 가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정치에 대한 신뢰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우리가 합의한 개혁은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면서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인내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며 “우리의 강점 중 하나는 결속이고, 취약계층을 위해 그럴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수십년간 지속된 문제를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는 없다”면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국민들을 격려했다.
구성찬 김지방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