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의 손자, 박정희 딸에게 말 걸다… 김정은 19년만의 ‘육성 신년사’
입력 2013-01-01 23:22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인 2013년 첫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우회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김 제1위원장은 1일 남북 대결 상태 해소를 강조한 ‘육성 신년사’를 발표했다. 지난해와 달리 남한 정부 비판은 없었다. 박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정부 구성을 앞두고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방송에 나와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한 것은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1994년 이후 19년 만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를 신년공동사설로 대신했다.
김 제1위원장은 조선중앙TV,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를 통해 중계된 신년사에서 “나라의 분열상태를 종식시키고 통일을 이룩하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는 북과 남 사이의 대결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라며 “북남공동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하는 것은 북남관계를 진전시키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근본 전제”라고 밝혔다. 2000년 6·15 공동선언과 2007년 10·4 공동선언의 철저한 이행도 주문했다. 하지만 남북대화 및 협력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
김 제1위원장은 “현실 발전의 요구에 맞게 경제지도와 관리를 개선해야 한다”며 경제개혁 ‘6·28 조치’의 북한 전역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우리식의 첨단 무장장비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면서 장거리 로켓(미사일) 개발을 계속할 것임도 피력했다. 하지만 핵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는 이 신년사가 새로운 정책 제시 없이 기존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북한과 관련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