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NYT기자 비자연장 거부… 원자바오 일가 축재의혹 보도 보복조치인듯

입력 2013-01-01 18:44

중국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일가의 재산 축적 의혹을 보도한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특파원 비자 연장을 거부했다.

NYT는 자사 베이징 특파원인 크리스 버클리(45)의 비자 연장을 중국 당국이 거부했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버클리 기자는 이날 홍콩으로 출국했다. 저명한 중국 전문기자인 버클리는 호주 출신으로, 2000년부터 중국에서 일해 왔다.

NYT 편집인 질 에이브럼슨은 중국 당국에 버클리 기자의 비자 연장을 재차 요청했다면서 조만간 새 비자가 발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이브럼슨 편집인은 또 중국이 베이징 지사장으로 임명된 필립 판의 비자도 내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조치는 NYT가 원자바오 총리 일가의 재산 축적 의혹을 보도하자 NYT 인터넷 사이트를 차단하는 등 보복성 조치를 행한다는 비판이 이는 가운데 나왔다. NYT는 버클리 기자의 출국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가 논평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dpa 통신은 중국 당국이 NYT의 보도와 이번 사안을 연결짓지는 않았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 NYT 특파원들에게 취재에 필수적인 기자증을 발급하지 않았다. 지난 11월에는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의 취임 외신 기자회견에서 NYT와 블룸버그 통신의 현장 취재를 거부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5월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의 베이징 특파원인 멜리사 찬을 추방해 언론 자유를 위협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