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항모급 전함… 긴장 파고 높아진 해역
입력 2013-01-01 18:44
새해 동아시아의 바다에 중국과 한국 일본의 항공모함급 전함이 동시에 등장한다. 난사군도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일대 등 해상 영유권을 둘러싼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한·중·일의 해상 전력 증강과 현대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일본 지지통신이 1일 보도했다.
3개국 중 항공모함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곳은 중국뿐이다. 지난해 9월 취역한 중국 해군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호는 올해 러시아 수호이33을 기반으로 개발된 젠-15 전투기를 싣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길이 300m의 랴오닝호에는 젠-15기 18∼22기를 실을 수 있고 헬기도 10대 전후로 탑재할 수 있다. 지지통신은 “동아시아에서 유일한 고정익기(날개가 고정된 전투기) 운용 가능 항공모함이 되는 것”이라며 “난사군도 영유권 문제 등으로 긴장 관계에 있는 필리핀과 베트남 가까이에 배치되면 그 존재감은 압도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독도함)과 일본(휴가함·이세함)은 경항공모함으로 유명한 영국의 인빈서블호와 같은 급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갑판 전면에 헬기 수십대가 동시 이착륙할 수 있고 랴오닝호처럼 스키점프대를 설치하면 고정익기도 탑재할 수 있지만, 전략적으로 항공모함이라는 명칭 대신 강습상륙함이라 부른다. 함선 단독 전력은 한·일이 엇비슷하다. 모두 길이가 랴오닝호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200m이고 배수량도 1만9000t 안팎이다.
그러나 일본의 휴가함·이세함의 속도는 30노트로 독도함(22노트)보다 월등하다. 해상자위대는 배수량 1만4000t, 길이 178m의 수송함도 3척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248m, 2만4000t급의 대형 헬기탑재 호위함 22DDH의 건조에 착수했다. 자타 공인의 항공모함급(길이 250m 이상)에 약간 못 미치는 ‘사실상의 항공모함’인 셈이다. 자위대가 계획대로 22DDH급 함정 2척을 취역하면 대형 헬기 탑재 호위함을 모두 4척 보유하게 된다. 여기에 이미 배치된 이지스함 6척을 추가하면 “세계 최고의 해상 전력을 보유하게 된다”고 지지통신은 평가했다.
한국은 독도함급의 함정을 추가 건조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실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지스함은 3척을 보유하고 있고,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도입이 논의되는 정도다.
국제사회 군사전문가들은 새해 해상 군사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으로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을 다투는 센카쿠열도를 꼽고 있다.
호주국립대 휴 화이트 교수는 지난 30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기고문에서 센카쿠열도에서 중국과 일본 사이에 우발적인 충돌이 벌어질 경우 미국까지 가세한 중·미·일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화이트 교수는 “중국은 미국이 결국 일본의 도발을 억제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자신들은 국내의 정치 입지와 아시아 패권 유지를 위해서도 물러설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반면 일본은 미국이 결국 도와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미국 역시 중국의 군사강국 부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개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기원전 431년 아테네와 스파르타 사이의 펠레폰네소스 전쟁 직전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중국와 일본의 국가지도자가 모두 바뀐 실질적인 첫해인 2013년에는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양측 모두 검증되지 않아 더욱 불안하다”고 평가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