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이영훈] 꿈과 희망

입력 2013-01-01 18:33


새해가 밝았다. 새 달력의 첫 장을 펼치면서 지난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바라보며 꿈과 희망을 가져본다. 지난 대선 때 보수, 진보를 떠나 우리 국민 절대 다수가 바라는 지도자상이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지도자’였다는 사실은 지금 우리 사회가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국민 개개인이 바라는 구체적인 것들은 천양지차로 갈라지겠지만 너도나도 그것들이 순조롭게 이뤄질 꿈과 희망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는 하나의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나눔과 섬김의 삶 실천하길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꿈과 희망에 목말라한다는 사실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그만큼 우리 국민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2008년 후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연쇄반응을 일으켜 전 세계적으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소비 위축, 투자 감소 등 실물부분으로 빠르게 전이되어 결국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을 초래하게 됐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의 거대 시장이 얼어붙게 되자 수출이 막히게 되어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의 경제성장률마저 둔화되기에 이르렀고 그 여파가 우리 경제에까지 이르러 고용 불안, 실업률 증가, 가계부채 급증, 내수 침체 등 온갖 악재들이 뒤엉킨 상황에서 탈출구를 찾느라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하나는 계속되는 경제침체의 국면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밝은 미래를 꿈꾸고 희망하는 사람들이 아직 많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이 꿈과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이처럼 어려운 경제위기도 충분히 이겨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명백한 방증이 아닐 수 없다.

설령 주위 환경은 우리를 낙담케 하고, 주어진 상황은 전문가조차 고개를 설레설레 내젓게 하더라도 꿈과 희망을 가진 사람은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 이것은 수많은 믿음의 사람들이 보여준 모습이다. 사방으로 욱여쌈을 당해도 싸이지 않고, 답답한 일을 당해도 낙심하지 않는다. 박해를 받아도 버린 바 되지 않고, 거꾸러뜨림을 당해도 망하지 않는 칠전팔기의 오뚝이 같은 사람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꿈과 희망의 소유자는 창조적 예술가라고 할 수 있다. 황무지에 장미꽃을 피우고, 사막에 샘이 넘쳐흐르게 한다.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보는 특별한 눈을 가졌다. 이리저리로 갈라진 마음들을 하나로 엮어내어 대화합의 하모니를 이뤄 내는 마에스트로의 면모를 지닌 사람들이다.

100여 년 전 대한제국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섰을 때, 갓 태어난 한국교회가 꿈과 희망을 품은 민족 지도자들을 많이 배출해 그들이 우리 민족의 역량을 증진시키고 후학을 양성함으로써 국운이 끝없이 기울어가는 과정에서도 나라와 민족에 사라질 수 없는 꿈과 희망을 가져다 준 것은 역사가 증명하는 바이다.

그러나 근래에 와서 한국교회의 인적·물적 역량이 그 당시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과 성숙을 이뤄왔음에도 우리 사회에서 영적 지도력을 상실하고 소금과 빛의 역할을 제대로 담당해오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사회적 차원의 聖化도 추구해야

그러므로 이제 한국교회는 영적 지도력을 상실한 모든 모습을 통회자복하고 환골탈태함으로써 다시금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증진시켜 나가야 한다. 그러나 이는 끝없는 담론과 구호만으로는 성취할 수 없다. 1000만 이상의 기독교인들이 겸허한 자세로 철저하게 말씀 중심의 삶을 살고, 우리 사회 한복판에서 성령의 열매를 풍성히 맺어 나눔과 섬김의 삶을 살아갈 때 비로소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개개인의 성화(聖化)와 함께 사회적 차원의 성화를 추구해나갈 때 복음의 영향력은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온 사회를 향해 널리 펼쳐질 것이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