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목소리] 새해에는 일기 쓰는 습관 들였으면
입력 2013-01-01 18:21
일기를 쓴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순례의 길이다. 여백 위의 글자 하나하나는 순례자의 발자국과 흡사하다. 일기장을 채워가는 만큼 자신의 세계는 넓어지고 굳건해진다. 자신의 세계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일기를 써야 한다.
문자로 나를 채집하는 일은 간단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일기장을 펼치면 깊은 사색에 잠기게 된다. 백지는 수행의 장소로 적합하다. 번잡했던 하루를 모두 지우고 본디의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깊은 사색 끝에 고요히 펜을 들면 백지로 돌아갔던 자기 자신이 발현된다.
인류의 위대한 유물로 불리는 로제타석은 이집트 상형문자를 해석하는 시금석이 됐다. 상형문자를 해석할 수 있게 되자 자연히 이집트 문명의 신비가 벗겨졌다. 문자의 힘은 그렇게 위대하고 강력하다. 인생이란 흐르는 물과 같다고 했던가. 시간을 무작정 흘려보내는 게 안타깝다면 일기장에 자신의 삶을 쓸 일이다.
일기장을 통해 살아온 날들을 되밟다 보면 추억들이 새록새록 되살아난다. 그때의 떨림이 온몸으로 퍼진다. 그 당시엔 사소하게 지나쳤던 것이 소중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최일걸(전북 전주 서노송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