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예수님 시대 직접 보고 쓴것처럼 생생… ‘메시아-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시대’
입력 2013-01-01 17:42
메시아-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시대/알프레드 에더스하임 지음, 황영철 김대곤 옮김/생명의말씀사
“예루살렘은 전부 합쳐서 가장 넓게 잡은 면적이 약 300에이커였다. 옛날과 마찬가지로 상업 지역에서는 똑같이 좁은 길이 있었다. 그러나 잡화전과 상점에 바로 인접해서 부유한 상인의 저택과 왕가의 궁전이 당당하게 솟아 있었다.(…중략) 길가에는 덜 매력적인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 이를테면 도살업자, 양털 빗기는 사람, 혹은 아마실 방적공이 일하고 있었다. 크고 그늘진 공간에서는 예술적인 작업이 수행되고 있었다.(…중략) 약 20만에서 25만명으로 추정되는 예루살렘 인구는 여행자에 의해, 절기동안에는 순례자들에 의해 크게 불어났다. 거대한 궁전은 왕과 신하들의 처소였으며, 거기에는 그들의 시종과 사치품이 모두 있었다. 뒤의 안토니아 성채에는 로마 수비대가 진주했다.”
이 얼마나 자세한 설명인가. 헤롯 치하의 예루살렘의 모습이 21세기 첨단 과학시대를 사는 우리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는 것 같다. 19세기의 탁월한 유대인 기독교 학자 알프레드 에더스하임이 쓴 이 책에는 유대의 사회, 문화, 종교적 배경을 바탕으로 집대성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사역이 담겨 있다. 4권으로 이뤄진 책은 총 270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생명의말씀사 창립 60주년 기념도서로 번역에만 6년이 걸린 대작이다. 출판사 측은 당대 최고의 유대인 기독교 성경학자가 7년에 걸쳐 쓴 역작으로 대표적인 유대사 고전인 요세프스의 ‘유대 고대사’나 ‘유대 전쟁사’에 견줄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랍비 문헌들을 총동원해 역사적·문화적·풍습적·지리적 배경 지식을 근거로 공관복음에 그려진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추천사를 쓴 김지찬(총신대 구약학) 교수는 “에더스하임의 저서는 신구약을 넘나들며 성경 본문을 유대적 배경과 유대 문헌들에 근거해서 해설해 낸, 탁월한 학문적 역량이 드러날 뿐 아니라 다양한 목회 경험에서 우러나온 목회적·설교적 통찰력이 가득하다”고 평가했다.
사실 에더스하임은 그동안 국내에 한번도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학자자. 구약학 전공자들이 그의 책을 원서로 사서 보았을 뿐이다. 1825년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유대교 신봉자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에더스하임은 헝가리에서 존 덩컨과 같은 장로교 목회자들을 만난 이후에 크리스천이 되었다. 이후 에딘버러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저명한 신학자 에른스트 헹스텐베르크와 교회사 대가인 요한 아우구스트 네안더 밑에서 수학했다. 장로교 목사로 사역하던 그는 1876년부터는 집필에만 열중, 1882년에 필생의 걸작인 이 책을 완성했다. 걸출한 성경학자이자 교회사가였던 에스더하임은 이 책 외에 ‘메시아에 관한 예언과 역사’ ‘집회서 주석’ 등 여러 책을 펴냈다. 한국에 지금까지 소개되지 않은 것이 이해되지 않을 정도의 뛰어난 학자라는 것이 구약학 전공자들의 대부분의 견해다. 서구에서는 이 책이 출판된 지 130년이 지났지만 동일한 주제에 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권위로 남아 있다.
저자는 사복음서의 기사들을 시간 순서에 따라 정리, 시각화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마치 그 시대에 사는 것처럼 생생하게 복음서를 읽도록 했다. 또한 책에는 유대 사회와 복음서의 이해를 돕는 19편의 부록이 실려 있다. 유대의 천사관과 마귀관 등 접근이 어려운 희귀자료들도 다수 소개되어 있다. 한마디로 이 책을 통해서 본문의 의미에 대한 풍성한 상상력이 가능하게 된다.
신학생 시절에 원서를 구입해 정독한 김지찬 교수는 이 책을 ‘나만이 아는 숲 속의 샘물’과 같이 애지중지했다면서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가르침, 그 분의 십자가상에서의 죽으심과 부활의 생애를 당시의 유대적 상황을 밑그림으로 해서 생동감 있게 읽기 원하는 분들은 누구나 서가에 비치해 놓고 늘 들여다볼만한 가치 있는 참고 도서”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광염교회는 전 교역자들에게 이 책을 선물했다. 이 교회 조현삼 목사는 “설교자들에게 있어 성경과 함께 읽으면 큰 유익이 되는 책”이라고 평했다.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