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굴곡진 슈터인생은 이제그만… 새해 KCC서 재기 다짐 김효범
입력 2012-12-31 19:47
반 토막 난 건 연봉만이 아니었다. 자존심도 반으로 오그라들었다. 그러나 열정은 그대로였다.
전주 KCC의 포워드 김효범(30). 캐나다 동포인 그는 2004년 흑인 선수들의 머리 위로 날아가 슬램덩크를 터뜨리는 동영상으로 국내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한국농구연맹(KBL)은 그의 국내 코트 입성을 위해 해외동포 특별 규정을 만들기까지 했다.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검증되지 않은 그를 2005년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영입했다.
김효범을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갈래로 엇갈렸다. 한쪽에선 “과대평가된 거품”이라고 주장했고, 다른 쪽에선 “기량을 갖춘 차세대 스타”라는 반론을 폈다. 극과 극의 평가만큼 그의 활약도 부침을 거듭했다. 모비스가 정규리그에서 우승한 2005∼2006시즌과 통합 우승을 차지한 2006∼2007시즌 김효범은 총 71경기에 출전해 평균 3.3득점에 그쳤다. 다음 시즌 한국농구에 적응한 김효범은 53경기에서 평균 11.4득점을 올리며 체면을 세웠다.
김효범은 2009∼2010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로 모비스를 떠나 서울 SK에 새 둥지를 틀었다. 당시 연봉과 인센티브를 합해 5억1300만원이라는 거액을 받았던 김효범은 이적 첫 시즌 경기당 평균 33분을 뛰어 평균 15.2득점을 기록했다. 뛰어난 성적이었지만 팀 성적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말이 나왔다. 직전 시즌 7위에 그친 SK는 김효범이 합류한 이후에도 7위에 머물렀다. ‘거품 논란’에 휩싸인 김효범은 2011∼2012시즌 연봉이 3억6000만원으로 줄었고, 이번 시즌엔 2억5000만원으로 깎였다.
SK에서 박상오, 최부경, 김동우 등에 밀린 김효범은 지난달 26일 1위 팀 SK를 떠나 최하위팀 KCC로 옮겼다. 김효범은 지난달 29일 열린 부산 KT와의 이적 후 첫 경기에서 3득점으로 부진했지만 이튿날 고양 오리온스전에선 23득점을 쓸어 담아 팀의 7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김효범은 오리온스전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13년에는 행복한 일만 있기를 기원하겠다”며 팬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한 뒤 굵은 눈물을 흘렸다. 자신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