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도전… 2승1무1패 최강희 감독 ‘긍정의 승부수’
입력 2012-12-31 18:11
위기마다 빛나는 승리의 DNA 믿는다
‘2013년 계사년은 대망의 월드컵 8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루는 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지난해 10월 17일(이하 한국시간) 이란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에서 0대 1로 패한 뒤였다. 몇몇 축구계 인사들이 최강희(54) 감독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내년에 부담이 크겠다.” 그러자 최 감독은 “긍정의 힘을 믿는다”며 담담하게 받아넘겼다. 2013년 한국 축구의 최대 목표는 단연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현 상황을 보면 브라질로 가는 길이 탄탄대로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한국 축구는 어느 때보다 ‘긍정의 힘’이 필요하다.
◇‘아시아 맹주’ 자존심 지켜라=한국은 1954년 스위스월드컵 때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무대를 처음 밟았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 출전에 성공한 한국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까지 7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FIFA 가맹국을 통틀어 8회 이상 월드컵 무대를 밟은 것은 한국(1954·1986·1990·1994·1998·2002·2006·2010년)을 포함해 22개국에 불과하다.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른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브라질(20회·2014년 대회 자동 진출 포함), 독일(15회), 이탈리아(13회), 아르헨티나(10회), 스페인(9회) 등 6개국뿐이다.
특히 한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아시아 최초로 4강 신화를 썼고, 남아공월드컵에선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 축구 강국으로 우뚝 섰다.
◇한국 축구 과연 위기인가=‘최강희호’는 지난해 6월 9일 원정으로 치른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에서 4대 1 대승을 거뒀다. 이어 홈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차전에서도 3대 0으로 크게 이겨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과의 3차전 원정경기에서 2대 2로 비겨 연승에 제동이 걸렸다. 이란과의 4차전에서 0대 1로 패한 건 뼈아팠다.
대표팀이 지난해 11월 4일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1대 2로 패해 최근 A매치 3경기에서 무승에 그치자 또 ‘위기론’이 대두됐다. 한국 축구, 과연 위기일까. 그동안 한국 축구는 수많은 시련이 찾아와도 매번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 한국 축구의 위기설은 여론이 만들어 낸 위기설일 뿐이다.
한국은 2승1무1패(승점 7)로 최종예선 반환점을 돌았다. 순위는 1경기를 더 치른 우즈베키스탄(2승2무1패·승점 8)에 이어 A조 2위. 남은 일정을 살펴보면 한국이 조 선두로 다시 올라서는 건 시간문제다.
◇‘최강희호’ 남은 일정 어떻게 되나=한국은 남은 4경기 중 6월 4일 레바논전을 제외하면 모두 홈에서 치른다. 한국은 홈경기에 강하다. 최근 4전 전승을 포함해 월드컵예선 홈 11경기 연속 무패(7승4무)를 기록 중이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 경기의 아쉬움을 빨리 잊고 남은 경기를 잘해야 한다”며 “남은 일정이 우리에게 유리한 만큼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5차전에 모든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 감독은 2월 6일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풀럼 홈구장)에서 열리는 크로아티아와 친선경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최 감독은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여러 실험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크로아티아는 FIFA 랭킹 10위의 강호로 브라질월드컵 유럽 예선 A조에서 벨기에와 같은 승점(10점)으로 조 수위를 다투고 있다. 대표팀은 6월 열리는 6, 7, 8차전을 앞두고 한 차례 더 평가전을 가질 예정이다.
최 감독은 현재 ‘승리 공식’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축구 공부에도 열심이다. 지난달엔 일본에서 열린 ‘2012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직접 관전하며 세계 축구의 흐름을 파악했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 던져진 ‘냉혹한 승부사’ 최 감독. 그는 올 6월 말이면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나겠다고 누차 공언했다. 남은 최종 예선 4경기에서 어떤 승부수를 던져 유종지미를 거둘까.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