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쟁] 6·25참전유공자회 박희모 회장 “남북한은 100만 이상 대군 중무장 대립한 곳”

입력 2012-12-31 18:13


“남북한은 ‘종전’이 아닌 ‘정전’ 상태이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됩니다.”

대한민국 6·25참전유공자회 박희모(81·사진) 회장은 정전 60주년을 앞두고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한반도는 100만 이상의 대군이 중무장하고 있는 대립 상태이므로, 잠정적인 전쟁 중단 상태이지 종전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 군사력에 의해 불안한 평화를 유지하고 있는 ‘임시 평화 상태’라는 것이다.

북한 이야기를 할 때 박 회장은 다소 과격한 표현도 숨기지 않았다. 박 회장은 “끊임없는 북한의 도발로 우리는 많은 교훈을 얻었다. ‘깡패’인 북한에게는 무한의 당근보다 더 강력한 폭력이 약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당했던 고통에 대해 북한이 응분의 고통을 치를 수 있도록 하는 ‘공정한 거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한반도 안보 상황이 지나치게 ‘정치적’이라고 지적했다. 집단 이기주의와 인기 영합주의가 만연해 우리 영토에 포화가 떨어지는 도발 상황에서도 이를 정치적으로만 이용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종북 세력이 사회 전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이 불안한 안보 상황에 놓여있는데 그 어떤 정치 이념이 있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역사 교육에 대한 우려도 나타났다. 박 회장은 “휴전선 인근 초등학교를 방문했는데, 학생들에게 6·25가 무엇이냐고 묻자 ‘625(육백이십오)’라고 답했다”며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3년 전 피부암 수술을 받았다. 오랜 야전생활로 인해 자외선에 노출되면서 얻은 ‘훈장’이었다. 계속되는 사격 훈련으로 광대는 짓눌렸고, 총포 소리에 청력도 떨어졌다. 그는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서 싸웠지만 내게 남은 것은 온갖 병 밖에 없다”며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함께 이들을 존경하는 문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박 회장은 “처참하고 혹독한 역사의 고통은 전쟁에 참여했던 참전자의 몫”이라며 “현재 한반도 평화는 참전용사의 노력과 희생 없이는 불가능했다. 군인됨을 자랑으로 느끼고 참전을 최고의 영예로 여기도록 예우하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그는 안보태세와 관련해 “전쟁 억지는 상대가 우리를 공격해서 얻게되는 이익보다 피해가 더 크다는 점을 예측할 수 있도록 강력한 국방태세를 확립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전 국민은 늘 항전태세를 갖춰야 하고 정부는 적보다 우세한 전력 확보를 위해 안보 예산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사진=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