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묘지 찾은 文 “비대위에 힘 보태겠다”

입력 2012-12-30 19:49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대통령 후보가 30일 광주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뒤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면 민주당이 국민의 정당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그는 “광주에서 전심전력을 다해 함께해줬는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 송구스럽다. 정권교체로 새 시대를 열지 못한 것은 모두 후보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기반인 광주는 대선에서 전국 최고 투표율(80.4%)과 92%의 몰표로 문 전 후보에게 지지를 보냈다.

문 전 후보는 “그러나 다시 그 속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정권교체와 새로운 정치, 새로운 시대에 앞장서고 싶은 욕심이 좌절돼 아쉽지만 저는 충분히 일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명록에도 “죽음에서 부활한 광주의 정신처럼 우리의 희망도 이제 시작입니다”라고 남겨 적극적인 정치활동 재개 의지를 내비쳤다.

노동자들의 잇단 죽음과 관련해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관심을 기울여주셨으면 한다. 그게 국민대통합의 출발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지지자들과 무등산 ‘노무현길’을 등반했고 오후 4시에는 광주 지역 원로들을 만났다.

문 전 후보는 지난 21일 시민캠프 해단식 이후 예고 없이 부산 한진중공업 자살 노동자 빈소를 조문했을 뿐 경남 양산 자택에서 사실상 칩거해 왔다. 광주 방문으로 예상보다 일찍 공개 행보에 나선 문 전 후보가 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당내 주류와 비주류 갈등 상황 때문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지만, 문 전 후보는 “정치적 문제는 논의한 바 없다”고 일축했고 측근들도 “공식 일정이 아니라 감사 인사 차원이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의 핵심 측근들은 본업에 복귀하거나 여행을 하며 휴식 중이다.

조광희 전 비서실장은 29일 밤 트위터에 “많은 시간이 지난 듯했지만 겨우 열흘이 지났다. 분노하기엔 부끄럽고 희망을 말하기엔 섣부르며 절망하기엔 아까운 시간들”이라고 썼다. 금태섭 전 상황실장은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떠났고 윤태곤 전 상황실 부실장은 고(姑) 김근태 상임고문 추모집에 글을 실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