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돌직구 협상 6억 벽 깨려나… 마무리 위상강화 잣대 될듯
입력 2012-12-30 19:41
‘끝판왕’ 오승환은 투수 ‘연봉킹’에 오를 수 있을까.
삼성은 최근 오승환에게 연봉인 3억8000만원에서 1억7000만원이 인상된 5억5000만원을 제시했지만 오승환의 외면을 당했다. 5억5000만원은 올 시즌 최고 연봉 투수였던 김선우(두산)와 같은 액수였지만 국내 투수 최고 대우를 바랐던 오승환에겐 성에 차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넥센이 28일 올 시즌 19경기(선발 12경기)에 등판해 3승8패(3홀드) 평균자책점 5.66을 기록한 김병현과 1억원 인상된 6억원에 계약한 것이다. 이와 비교해 50경기에서 2승1패 37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94를 기록하며 삼성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공헌한 오승환의 연봉은 이보다 높아야 하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게다가 오승환은 내년 시즌 이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올 시즌을 앞두고 구단의 허락 아래 해외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구단의 만류로 포기했다. 당시 구단은 “섭섭지 않게 할 것”이라며 최고 대우를 해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번 협상의 기억이 1년 뒤 FA 협상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삼성으로서는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오승환이 6억원을 넘겨 투수 최고 연봉을 받게 된다면 불펜과 마무리 투수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선발투수에 비해 이닝 수가 적은 불펜과 마무리 투수에 대한 평가가 낮았지만 최근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국내 프로야구에서 마무리 투수가 투수 최고 연봉을 받은 경우는 2006년과 2007년 한화 구대성이 각각 5억3000만원, 6억3000만원을 받았을 때 이외에는 없었다. 다만 해외파였던 구대성과 비교해 오승환은 순수 국내파라는 차이가 있다. 삼성이 오승환의 자존심을 세워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