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개도국 여성 대리모 출산’ 급증

입력 2012-12-30 19:21

영국에서는 부자들이 개발도상국 여성들을 ‘고용’해 아이를 낳는 대리모 출산이 급증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최근 보도했다.

해외 대리모를 이용해 출산한 영국인 부부는 2007년 47쌍이던 것이 2011년 133쌍으로 늘었다. 이는 공식 등록한 부부의 수치여서 통계에 잡히지 않은 부부까지 포함할 경우 이 숫자는 더 많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에선 대리모에게 실비 이외의 돈을 지급하는 상업적 목적의 대리모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은 해외 대리모 수요를 높이는 결과만 낳았을 뿐이다.

입양아보다는 친자녀를 선호하는 부부들은 자궁을 빌리는 데 기꺼이 1만∼2만 파운드(약 1700만∼3400만원)에 이르는 거금을 투자한다. 공급은 동유럽과 아시아의 개발도상국 여성들이 담당하고 있다.

대리모 수요가 늘면서 인신매매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요크대 마릴린 크러셔 연구원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이 문제를 가지고 회의를 열었는데, 한 보고서엔 13명의 베트남 여성들이 대리모 목적으로 인신매매를 당했다는 내용이 있었고 다른 보고서엔 인도 대리모들이 당하는 착취 문제에 대한 우려가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인디펜던트는 동성애자 커플인 스테판 힐과 조너선 버셔의 기묘한 경험도 전했다. 이들은 대리모가 쌍둥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델리의 한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대리모의 남편이 “아이들은 내 것”이라며 아이를 뺏기지 않으려고 했다는 것. 출산한 지 하루도 안 된 대리모에게서 아이들을 찾아오긴 했지만, ‘이상한(awkward) 순간’이었다고 이들은 털어놨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