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가업이을 남자 입양”… 출산율 급감에 상속자 없어 ‘대잇기 고육책’ 확산
입력 2012-12-30 19:23
지난해 일본에서는 8만1000여명이 입양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이한 것은 그중 90% 이상이 성인이라는 점이다. 이런 현상은 가족기업의 전통이 강한 일본에서 벌어지는 신풍속도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일본에서 가업을 잇기 위해 남성 위주의 ‘성인 입양’이 확산된 배경에는 일본 고유의 기업 문화가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가족경영을 중시하는 일본의 기업문화는 아들을 통해 대를 이어온 특유의 기업들을 탄생시켰다는 것. 일본에는 14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세계 최고(最古)의 장수기업 곤고구미(金剛組) 건축회사를 비롯해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만 해도 2만1066개가 있다. 스즈키 자동차와 마쓰이 증권, 산토리 맥주 등 굴지의 일본 기업들도 모두 가족기업에서 시작했고, 여전히 ‘아들로 계승되는’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상속자를 찾기가 과거처럼 쉽지 않다. 출산율의 급격한 저하로 일본에서 외자녀 가정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기업을 이어갈 남성 상속자를 구하지 못한 가족기업들은 그런 이유로 결혼을 통해 상속자를 구하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상속남 전문 중매업체를 운영하는 다테 지에코 사장은 “아직도 일본에서는 기업 소유주의 딸이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더라도 대외적으로는 남성이 회사를 대표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일본 특유의 가부장적인 기업문화를 설명했다.
인디펜던트는 내년에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청년 다나카 즈네마루의 사례를 소개하며 그가 자신의 본명을 포기하면 회사 경영자의 길이 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