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추가 인선] 인수위 출범 왜 늦어지나… “대선 치열해 준비시간 부족”

입력 2012-12-30 23:33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이 예년보다 늦어져 해를 넘겨 출범하게 됐다. 인수위 조직 및 기구 구성은 31일 오후 2시에 발표된다. 하지만 인수위원 면면이 발표될 수 있을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밀봉 인사’ 논란이 벌어진 가운데 당선인 주변에서조차 구체적인 인수위 출범 일정을 추측만 할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7년 12월 25일 인수위원장, 부위원장, 비서실장, 대변인을 일괄 임명했고 조직 구성안을 발표했다. 26일에는 인수위 산하 분과위원회 인선안을 발표하며 곧바로 현판식을 갖고 전체회의를 열었다. 만약 박 당선인의 인수위가 최대한 서둘러 다음 달 1일 출범한다 해도 5년 전보다 6일이나 지체된 것이다.

박 당선인 측은 이렇게 늦어진 이유로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한다. 박선규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대선 당시 결과가 (이길 것으로) 일찌감치 예측됐기 때문에 인수위도 일찍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박 당선인은 승패를 가늠하기 힘든 선거를 치렀고 대선이 끝난 뒤에야 본격적인 인수위 구성에 착수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새 정부의 정책을 지원할 예산안 처리가 지연된 점도 변수로 작용했다. 인수위 진영 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박 당선인과 예산 문제로 통화를 했는데 (인수위보다) 예산안 처리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여기에 박 당선인의 철통같은 비밀주의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많다. 5년마다 인수위 출범 전후로 불거지는 실세들의 권력 다툼 논란을 지켜봤던 그는 인선 과정의 보안을 매우 중시한다. 그러다보니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초반 인선은 부실 인사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이에 박 당선인이 한층 신중하게 사람을 고르게 됐고 김용준 인수위원장과 조율하는 과정도 거치느라 지연됐다는 것이다.

이쯤 되자 당선인 측근들조차 한목소리로 “인수위 인선이나 일정은 당선인이나 인수위원장을 제외하고는 진짜 모른다”고 말한다. 이날 하루 종일 인선안 발표 여부를 파악하고 다녔던 박 대변인은 “최선을 다해 사람을 찾고 있는 중이니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 달라”고 호소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