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대 앱·이메일에 밀려… 우편 연하장이 사라진다

입력 2012-12-30 19:06

우편 연하장을 통해 새해 축하 인사를 건네는 이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스마트폰 앱이나 이메일을 통해 간편하게 인사를 건네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우편 연하장이 사라지고 있다.

회사원 정모(38)씨는 최근 신년 인사가 담긴 연하장이 크게 줄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예년에는 12월이 되면 지인들로부터 새해 덕담이 담긴 우편물을 연간 20개 이상 받았는데, 올해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반면 스마트폰이나 이메일을 통해 신년 메시지를 주고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정씨는 30일 “인사치레 수준의 연하장이 줄어들어서 좋기도 하지만, 스마트폰이나 이메일을 통해서만 받으니 새해를 맞는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고 아쉬워했다.

매년 연말이 되면 문구점 입구에 종이 연하장 판매대를 진열한 것을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올해는 이 마저도 찾아보기 힘들다. 온라인 연하장을 택한 사람들은 편리함과 저렴한 비용을 장점으로 꼽았다. 스마트폰으로 연하장을 발송하면 발송비가 무료일뿐더러 100여종의 이미지가 등록돼 받는 사람에게 맞는 카드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또 글씨체부터 ‘나만의 사진’까지 맞춤으로 발송할 수 있어 간편하게 보낼 수 있다.

금융회사에서 고객 자산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이동희(33)씨는 매년 지인들에게 손으로 메시지를 적어 신년 연하장을 발송하곤 했다. 하지만 이씨는 올해 스마트폰 연하장을 택했다. 이씨는 “젊은 세대의 경우 오히려 우편으로 연하장을 발송하면 열어보지 않거나 반응이 없는데, 스마트폰을 통해서 보내면 수신 확인도 할 수 있고 호응도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씨는 우편 연하장 발송 비용 50여만원을 절약했다. 그 대신 스마트폰으로 커피 상품권 등 기프티콘을 보내 격식보다는 실용을 택했다.

스마트폰을 통한 신년 연하장이 인기를 끌면서 연하장 업체는 연말 특수에도 매출이 떨어져 울상이다. 한 연하장 제조업체는 “스마트폰이 생겨나면서 간편하게 신년 인사를 대신하려는 이들이 늘어나 매출이 1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감사·생일 카드, 청첩장, 연하장을 주로 생산하는데,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던 종이 연하장 매출이 줄어들면서 청첩장을 주력 상품으로 대체했다.

개인 간 연하장 교환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기업이나 단체에서는 우편 연하장을 선호하고 있다. 비핸즈(구 바른손카드)업체 관계자는 “개인 연하장 판매는 다소 줄었지만, 손편지를 선호하는 기업이나 단체의 주문은 매년 꾸준하다”며 “아무래도 VIP를 대상으로 발송하는 카드는 이메일이나 스마트폰으로 발송하면 격식에 어긋난다는 인식 때문에 우편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