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맨, 버디버디, PC통신 나우누리… 그들은 말없이 우리곁을 떠나가고
입력 2012-12-30 18:14
기술의 진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오랜 시간 우리에게 친숙했던 물건들이 사라지는 속도도 빨라졌다. 올해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IT 기기와 서비스들이 소리 소문없이 사라졌다.
소니는 최근 33년 만에 워크맨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1979년 소니가 선보인 워크맨은 사람들이 바깥에서도 돌아다니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혁명이었다. 그러나 MP3와 아이팟에 이어 음원 플레이가 가능한 스마트폰까지 나오면서 워크맨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엔씨소프트는 2007년 선보였던 인터넷노트 서비스 ‘스프링노트’의 서비스를 그만 두기로 했다. 스프링노트는 웹 서핑 중 마음에 드는 글을 발견하면 간편하게 스크랩을 하거나 편집할 수 있는 기능.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보급되면서 인터넷노트 서비스 사용자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 10대들에게 선풍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던 ‘버디버디’도 지난 7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버디버디는 2000년 1월 첫 서비스에 들어간 뒤 쪽지 보내기, 아바타·이모티콘 등 기존의 메신저들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 트위터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라인 등이 일상화되면서 더 이상 10대들의 시선을 잡아 끌 수는 없었다.
모바일 메신저로 사라진 것은 버디버디 뿐만이 아니었다. 90년대 초반 PC통신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하이텔과 나우누리는 속속 폐업을 결정했다.
나우누리는 지난 8일 홈페이지를 통해 내년 1월 31일부로 해당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이미 7월에 하이텔의 후신인 포털 ‘파란’도 서비스를 끝낸 상태다. 이제 3대 PC 통신 중 남은 것은 천리안 뿐이다.
삐삐 번호 012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012 번호를 모두 회수하고 사물지능통신(M2M)용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앞서 사라진 IT 기기들도 있다. 팜파일럿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PDA다. 스마트폰 안에 있는 달력과 노트, 연락처 기능이 이미 팜파일럿 안에 있었다. 이후 전화기능까지 더해지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사라졌다.
1948년에 태어난 폴라로이드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980년대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쇠락하면서 2001년 파산을 선언했고 2008년 즉석 필름 생산도 중단했다.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