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국민대통합 시동] 김경재 “해수부, 부산 대신 전남에 달라”… ‘동남권 신공항’ 재현 우려

입력 2012-12-28 19:16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도운 호남 인사들이 차기 정부에서 부활될 해양수산부의 전남 유치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박 당선인은 선거 기간 해양수산부 청사가 부산으로 갈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 상태다.

새누리당 주변에서는 이명박 정권의 ‘동남권 신공항’ 공약이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의 유치 갈등에 백지화된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회 김경재 수석부위원장은 28일 MBC, TBS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가는 걸로 돼 있는데 목포로 가져갔으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남과 광주의 국민이 ‘박정희의 딸’에게 마음의 문을 열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어 새누리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개인 의견이지만 인수위에 올려 호남 지역 이익을 위해 해양수산부가 오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점을 알릴 생각”이라며 “(원래 예정된) 부산과 싸움하게 되면 서로 밀고 당기면서 지역 통합과 융합도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는 “(박 당선인에게) 통합은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가지고 해주십사하고 이야기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회견에 동석한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도 “충분히 검토해볼 만하다”고 동조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내부 반응은 차가웠다. 선거가 끝난 지 열흘도 안 됐는데 벌써 지역 보은 정책을 요구한다는 성토도 나왔다.

박 당선인이 부산에서 해양수산부 부활을 공약했고, 해양 관련 기관이 부산에 밀집해 있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 박 당선인 선대위에 몸담았던 핵심 인사는 “이런 게 박 당선인이 제일 싫어하는 행동”이라며 “(김 부위원장 발언은) 실수이고 사고”라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5일 전남 여수 유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싸가지 없는 발언이나 하고, 호남 사람들을 한 맺히게 했다”고 말해 막말 논란에 시달렸다.

우성규 김나래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