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 로켓 기술수준 밝힐 단서 건졌다… 군산 해역서 은하 3호 1단 엔진 추정 잔해물 인양
입력 2012-12-28 19:11
북한 장거리 로켓(미사일) ‘은하 3호’ 1단 엔진의 일부로 추정되는 잔해 6점을 해군이 인양했다. 추락시 충격으로 심하게 손상되긴 했지만 로켓 추진체의 핵심 부품이어서 북한 미사일 기술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방부는 28일 “전날 밤 군산 서쪽 160㎞ 해저에서 엔진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 6점과 소형 잔해물들을 인양했다”며 “국방과학연구소(ADD)로 넘겨 정밀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가 사진으로 공개한 잔해는 1단 로켓에 장착된 4개 엔진 가운데 하나로 중간이 잘록한 장구형 몸통의 윗부분이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다. 지름이 60㎝ 정도인 원형 몸체 윗부분에는 연료통과 연결된 파이프가 붙어 있고 파워 펌프로 보이는 부분도 남아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엔진과 관련된 상당 부분이 인양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번 인양된 산화제통과 연료통에 이어 북한 미사일 기술에 대한 진전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대 장영근 교수는 “북한 장거리 로켓은 4개의 엔진을 하나로 묶은 것이어서 이 잔해로 북한이 1단 로켓에 어떤 엔진을 사용했는지는 정확히 밝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군은 북한이 1단 로켓에 노동B 미사일 엔진을 사용했으며 2단 로켓은 스커드B 미사일 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엔진 분석을 통해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기술 커넥션도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장 교수는 “이란 과학자들이 인터넷 등에 이란 미사일 엔진 자료를 공개한 적이 있다”며 “이 자료와 인양된 잔해를 비교하면 두 국가의 기술 협력 부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진 잔해 분석결과는 다음달 중순에 나올 전망이다.
해군은 지난 12일 은하 3호 발사 직후부터 1단 추진체 낙하 해역인 군산 앞바다에서 인양 작업을 벌여 왔다. 지난 14일 길이 7.6m, 지름 2.4m 산화제통을 인양했고 21일에는 지름 2.4m, 높이 4.2m 연료통 등을 수거했다.
한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는 북한이 올 여름과 가을 수해를 입은 핵실험 시설을 수리하고 결심만 하면 2주 안에 3차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지난 13일 촬영한 위성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차 핵실험은 풍계리 핵실험장 남쪽 갱도에서 실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