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호주와 합동 군사훈련… 아시아 귀환 미국에 선제대응 전략인듯
입력 2012-12-28 19:02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회귀 전략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호주와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기로 해 주목된다. 중국은 환태평양 합동군사훈련(RIMPAC)에 참가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에 대해 그동안 확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이번에 호주와 군사훈련에 합의해 오히려 미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하게 됐다.
데이비드 헐리 호주 국방장관은 27일(현지시간) 호주와 중국 간 군사훈련 실시계획을 밝히면서 “미국도 이 훈련에 참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헐리 장관은 “양국 군사 지도자가 합동군사훈련에 대해 ‘원칙적으로’ 논의했다”며 “훈련방식과 시기, 해역 등에 대해서는 추가로 조율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콩 문회보(文匯報)는 중국·호주 수교 40주년을 맞아 최근 중국 해군 함정 3척이 호주 시드니에 입항하면서 합동군사훈련이 논의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훈련은 중국이 이웃 국가들과 영토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데 맞서 미국이 아태 지역에 군사력을 강화하는 시기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이 호주 북부 다윈에 해병대 병력 2500명을 주둔시키는 데 대해 ‘냉전적 사고’라며 크게 반발했다. 호주는 그러나 다윈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은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고 밝혀왔다.
황둥(黃東) 마카오 국제군사학회 회장은 “이번 훈련은 의료 구조, 대테러 합동작전 등 제한적인 분야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보나 다른 군사 자원의 교류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상호 이해를 높여 지역 안정과 안보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호주는 또 미국, 인도네시아와 곧 대규모 재난구조 훈련을 실시키로 했다. 헐리 장관은 “훈련은 역내 연합훈련으로 발전해 갈 것”이라며 “중국이 이 훈련에 참가할지는 훈련을 주도한 인도네시아가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국방부는 대형 군용수송기 ‘윈(運)-20’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 수송기 중량은 200t으로, 최근 활주로에서 활주 테스트를 하는 장면이 중국 언론에 보도됐다.
Key Word-환태평양 합동군사훈련
태평양 주요 해상 항로의 안전을 확보하고 태평양 연안국 연합작전 능력 강화를 위해 미국 주도로 1990년부터 2년마다 실시하는 다국적 해군 연합기동훈련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