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깨어나 다른지역 말 술술… 英 80대 노인 웨일스어 구사

입력 2012-12-28 19:02

영국 잉글랜드 지역의 80대 할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깨어난 뒤 타 지역의 말을 유창하게 구사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27일 보도했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잉글랜드 서머셋에 사는 앨런 모건(81)은 2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깨어난 뒤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는 웨일스 지역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다. 부인은 의사들에게 남편의 말을 통역해줘야 했다. 모건은 “뇌졸중을 앓았던 기간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웨일스어로 말하기 시작했다”며 “2차 세계대전 중 한때 웨일스로 피난간 적은 있지만 거기서 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신문은 모건이 뇌에 충격이 가해져 자신이 쓰던 억양과 전혀 다른 억양의 언어습관을 갖게 되는 이른바 ‘외국인 억양 증후군’을 갖게 된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억양 증후군은 2차 대전에서 머리에 충격을 받은 노르웨이 여성이 갑자기 독일식 억양을 쓰게 된 경우가 첫 사례로 보고됐다.

모건은 웨일스어에 대한 자신의 기억이 유년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모건은 1944년 12살 때 미드 웨일스의 할머니 집으로 대피했다가 이듬해 런던으로 돌아와 잉글랜드 지역에서 계속 살아왔다.

이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