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美·유럽, 정치적 힘 약해진다… 美 포린폴리시 ‘2013년 10대 글로벌 이슈’ 전망
입력 2012-12-28 19:02
다가오는 2013년 지구촌을 달굴 주요 뉴스들은 무엇일까.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내년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10대 글로벌 이슈를 28일 선정했다. 이 매체는 미국과 유럽에서 지속되는 경기침체, 재정위기가 서방국가들의 정치적 파워 약화로 이어지겠지만, 자국의 핵심이익을 위한 국가 간 충돌은 잦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2013년 주요 글로벌 이슈=내년 출범하는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와 시진핑 체제의 미·중 대결구도는 지구촌 핫뉴스의 단골 아이템으로 등장할 듯하다. 아시아 중시전략을 천명한 미국과 이에 맞서는 시진핑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두 나라 대결구도의 전개 추이에 따라 국제질서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
최근 2년 새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민주화 바람이 평화적으로 정착될지도 지켜봐야 한다. FP는 2013년이 이 지역에 진정한 ‘아랍의 봄’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 가늠할 중대한 시기라고 전망했다. 최고조에 달한 시리아 내전 역시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대세는 이미 서방국가들의 전폭적 지원을 업은 민주화 세력에 기울었다. 그러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무차별 시민 학살로 대응하고 있다.
이란 핵 문제도 중대한 분수령을 맞는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내년 여름 핵무기용 농축우라늄을 만들 수 있고, 이는 이스라엘이 설정한 ‘레드라인(금지선)’을 넘는 것이라고 수차례 경고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갈등은 일촉즉발의 위기를 부를 수 있다. 유엔 비회원 옵서버국가 자격을 얻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양보 없는 전쟁은 아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강행 탓에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역사상 가장 길었던 전쟁이 완전히 끝날지도 주목된다. 미국은 내년부터 2014년까지 아프간 주둔군을 철수시킨다. 미군 철군이 아프간에 평화를 가져올지, 또 다른 내전을 부를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반감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도시 엘리트들과 중산층에 퍼진 반푸틴 정서가 내년 폭발할지 관심이라고 FP는 전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각국의 협력, 혼돈의 시기를 보낸 이라크의 부상 등도 주목할 만한 이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지구촌 최대의 관심은 단연 경제 문제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침체에서 비롯된 세계적 불황이 내년에도 계속될지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쏠려 있다. 모든 외교 정책 이슈들은 경제 이슈에 묻혀버릴 것이라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2012년 주목받지 못한 10대 이슈=FP는 올해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지만 놓쳐서는 안 될 10대 이슈도 꼽았다. 우선 수십 년 앙숙관계를 이어왔던 인도와 파키스탄은 지난 9월부터 교역을 확대하는 등 관계 개선 조짐을 보였다. 올해는 또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일자리를 찾아 브라질로 이주하는 이민자가 급증했고, 북극 자원 개발 활성화로 이누이트(에스키모)의 경제력과 정치력이 한층 커졌다. 대다수 다국적기업 콜센터를 유치해 ‘콜센터 왕국’으로 불렸던 인도는 필리핀에 밀려 고전했다. 수인성 질병 기니아충 박멸이 가까워지는 등 아프리카 풍토병도 급감했다.
이밖에 홍콩 주민들의 정치적 자유 요구 분출, 대기업들 사이에 불붙은 3D 프린터 분야 저작권 전쟁, 지중해 소국 키프로스와 러시아의 경제협력 강화, 콩고민주공화국의 유전개발 붐도 기억해야 할 이슈에 포함됐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