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연승 공든 탑 와르르… 상무, 고려대에 완패

입력 2012-12-28 18:57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올해 농구대잔치에서 고려대가 상무의 아성을 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달 초 끝난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이종현과 이승현 등의 기량이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안암골 호랑이’ 고려대가 상무를 물리치고 신한은행 2012 농구대잔치 남자부 정상에 올랐다.

고려대는 28일 경기도 수원 보훈재활체육센터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부 결승에서 상무를 87대 72로 물리쳤다. 그동안 수준급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우승과 인연이 닿지 않았던 고려대는 사상 처음으로 농구대잔치에서 우승하는 감격을 누렸다. 여기에 상대가 ‘불사조’ 상무였다는 점에서 기쁨이 더했다. 상무는 2009년 전국체전 결승전 패배 이후 국내에서 열린 공식 경기에서 3년 동안이나 무패행진을 달리는 등 공식 경기 108연승 행진을 이어간 강호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강병현, 윤호영, 박찬희, 기승호 등 프로에서도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로 구성돼 우승이 유력시됐다. 하지만 상무는 이종현(18·2m6)과 이승현(20·1m97)으로 구성된 ‘트윈 타워’에 밀려 연승행진을 마쳤다.

반면 고려대는 이종현(21점 17리바운드)과 이승현(26점 8리바운드)을 앞세워 대어를 낚았다. 당초 상무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경기 내내 이렇다할 접전 없이 승부의 추는 일찍부터 고려대 쪽으로 기울었다.

20-16으로 앞선 채 2쿼터에 돌입한 고려대는 이종현과 이승현이 8점을 합작하고 박재현과 문성곤의 외곽포까지 연달아 터지면서 39-25로 훌쩍 도망갔다. 이어 3쿼터에서도 이종현과 이승현이 상무의 골밑을 휘저으며 50-33으로 점수 차를 더욱 벌렸다. 고려대는 4쿼터 한때 20점 이상 점수 차를 벌리며 승리를 예감한 데 이어 이종현이 경기 종료 6분5초 전 72-55로 앞선 상황에서 덩크슛까지 선보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사천시청이 김천시청을 70대 41로 대파하고 풀리그 성적 3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까지 여자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에서 뛴 포워드 박언주가 27점을 올리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