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문용린, 中1 시험 폐지 철회

입력 2012-12-28 18:53


당선 열흘째를 맞는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중1 시험 폐지’와 ‘혁신학교 지정 철회’ 등에 대해 애초 공약과는 다른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1 시험 폐지는 보수 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 혁신학교 지정 철회는 진보 성향이 강한 서울시의회에 밀리면서 문 교육감이 벌써부터 ‘제 색깔 내기’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문 교육감은 지난 27일 안양옥 교총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중1 시험 폐지 공약은 중1 진로탐색 집중 학년제라는 의미”라며 “교육과정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안 회장이 “기초학력을 쌓는 데 중요한 시기인 중1 때 시험을 폐지하는 것은 학력저하, 사교육 시장 확대 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문 교육감은 “중1 때 객관식 시험을 완화해 학생들이 진로와 인생에 대해 생각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안 회장이 “그러면 중1 시험 폐지는 없어진 것으로 알겠다”며 “시험은 존재하되 중1을 학생들의 진로탐색기간으로 한다면 적극 밀겠다”고 말했다.

문 교육감은 혁신학교와 관련해서도 선거 이전에 비해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선거 전에는 ‘전교조 해방구’라며 혁신학교를 당장 중단할 것처럼 이야기했으나, 지난 26일 서울시교육위원회의에서는 “이미 신청한 6개 학교에 대해서는 공모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 교육감의 오락가락 행보에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유약한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중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한 학부모(45)는 “유권자와의 약속을 파기하고 교육적 철학을 편의에 따라 바꾸는 모습이 실망스럽다”며 “보수·진보 등 이념을 떠나 유권자들을 먼저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