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바다에서 해맞이 안전 설마하다… 벽두부터 큰코
입력 2012-12-28 18:45
경기도 의정부에 사는 김모(54)씨는 올 1월 1일 북한산 해맞이 등반에 나섰다가 정상을 500m 앞두고 미끄러져 다리가 부러졌다. 김씨는 “캄캄한 새벽에 산을 오르다 등산로 한쪽 빙판을 보지 못했다”며 “일출은 고사하고 병원 신세만 졌다”고 말했다.
새해 첫날 일출을 보기 위해 해돋이 명소마다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최근 해맞이 행사가 산과 해변뿐 아니라 해상에서도 열리는 등 위험지역도 늘고 있다.
일출 명소로 대표적인 강원도 강릉 정동진 해변은 최근 해안침식이 진행돼 정동진 주차장에서 모래시계 공원에 이르는 산책로의 해변이 100m가량 깎이면서 모래턱이 생겼다.
강릉시 관계자는 “침식부 정지작업이 28일까지 모두 끝났고 산책로도 보완했다”며 “침식된 해변은 해맞이 행사 장소와 떨어져 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정동진 해맞이엔 평소의 두 배에 달하는 20만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해맞이 인파에 대비해 지리산 설악산 속리산 북한산 등 전국 85개 지구에 안전요원 1122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안전요원들은 산 정상을 비롯해 등산로 결빙·정체 구간에서 계도 활동을 하고 사고 발생 시 후송 조치를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2013년 신년 해맞이를 위해 18만명가량이 전국의 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0년 12만7829명, 2011년 13만3248명, 2012년 17만963명보다 증가한 수치다. 산 정상에 해맞이 인파가 몰릴 경우 추락할 수도 있고, 겨울철 산악 날씨로 인해 산행 중 저체온증이나 동상, 심장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결빙 구간의 미끄럼 사고도 빈번하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2011년 1월 1일 전국의 산에서 44건의 사고 신고가 접수됐고 올해 첫날에는 3배에 가까운 112건이 접수됐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사고 대부분은 해돋이를 보려고 야간이나 새벽에 등반하다 일어나는 경우”라며 “올해에도 실족, 추락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바다에서 배를 타고 일출을 보려는 ‘선상 해맞이’도 인기여서 자칫 전복사고 등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남해해양경찰청은 부산 해운대를 비롯해 거제시 장승포, 여수시 향일암, 울산시 장생포, 창원시 마산항 등 관내 14곳에서 여객선, 유람선 및 도선 62척에 1만2800여명이 선상 해맞이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남해해양경찰청은 인근 해역에 경비함정 총 33척을 집중 배치, 긴급구조 및 구난 태세를 갖출 계획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이번 겨울은 유난히 눈이 잦고 추위도 심해 일출 여행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추위에 대비해 철저히 준비를 하고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