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발전소의 재발견] 박승옥 서울시민햇빛발전조합 이사장 “시민들 ‘주인’ 의식으로 참여”
입력 2012-12-28 18:29
“서울은 전력자립률이 3%를 약간 넘는 에너지 의존형 도시입니다. 에너지 과소비 도시이기도 하고요.”
박승옥(59)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은 27일 서울의 에너지 소비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시민들이 ‘주인’으로 참여하는 시민햇빛발전소가 서울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석유·석탄·가스 등 화석에너지나 원자력발전 원료인 우라늄의 고갈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햇빛, 바람 등 재생가능에너지를 이용한 발전 시스템으로 하루빨리 전환하는 게 에너지 위기에 대처하는 현명한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문제 해결에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인 시민들이 직접 나서는 게 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많은 비용을 들여 전력 생산량을 늘려도 마구 써 버리면 전력난은 결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시민들이 전기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변하는 게 근본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요?”
소비자인 일반 시민들이 생산 및 유지·관리 과정에 직접 참여할 때 전기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불필요한 전력 낭비를 줄이게 된다는 설명이다.
박 이사장은 시민햇빛발전소가 이런 인식 전환의 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서울 시내 곳곳에 시민들의 출자로 소규모 햇빛발전소를 지어 전기도 생산하고 에너지 절약 교육을 실시하는 등 에너지 생산·소비 시스템을 지역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발전조합은 지난 6월 서울시·서울시교육청과 ‘에너지 절약과 신재생에너지 생산 기반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햇빛발전소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 서울 1호기는 내년 상반기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옥상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조합은 상원초등학교 등 몇몇 학교와도 발전소 설치 문제를 협의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600∼700개 학교 건물 옥상에 각각 100㎾급 햇빛발전소를 설치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발전소는 조합이 15년간 운영한 뒤 기부채납할 계획이다.
박 이사장은 “화석연료나 전기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시민햇빛발전소 건설에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