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노트-이지현] 행복하신가요, 당신
입력 2012-12-28 18:10
아는 사람을 만날 때 우린 보통 “안녕하세요”란 인사를 건네거나 “식사는 하셨어요”란 의례적인 인사를 주고받는다. 만일 이 인사를 “지금 행복하세요”라고 바꿔 묻는다면 자신 있게 “네”라고 대답할 사람은 얼마나 될까.
사회학자들은 행복이 일에서의 성공, 일확천금, 권력이나 명성에서 느껴지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들이 말하는 행복은 가족, 공동체,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 쾌적한 환경, 사람에 대한 신뢰나 스트레스가 적은 출퇴근 환경처럼 훨씬 단순한 것이다. 사소한 환경 속에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 즉 작은 깨달음이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만 박사는 “우리가 가장 잘 하는 일을 할 때 느끼는 행복이야말로 가장 완전한 행복”이라고 말한다. 또 양서를 읽거나 춤을 추거나 암벽 등반을 하는 것처럼 무언가에 ‘몰입’하면서 느끼는 만족감이 육체적 쾌락보다 더 오래 지속된다고 설명한다. 그것은 마음의 은행에 행복을 쌓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복권에 당첨된다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은 5년만 지나면 이전의 행복수준으로 되돌아간다. 행복하려면 돈을 벌려고 아등바등 애쓰는 것보다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편이 더 낫다. 부유하지만 형편이 더 나아질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 사람보다 소박한 삶을 살지만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
행복이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삶의 조건을 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 인생의 소소한 기쁨을 느낄 수 있느냐 없느냐에 좌우된다. 처음 본 꽃 한 송이의 향기를 맡을 때, 들어보지 못한 곡조의 메아리가 들려올 때, 여름 소나기를 만난 오리떼의 날개치는 소리에서 ‘뜻밖의 행복’을 느낀다면 생명력을 느낀다. 그 힘을 느끼는 순간이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
‘포브스’지가 선정한 세계 최고 부자 400인이나 동아프리카 마사이족 목동이 느끼는 행복 수준은 동일할 수도 있다. 행복은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에 달렸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