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새 원내사령탑, 쇄신에 총력 기울여야
입력 2012-12-28 18:23
민주통합당이 어제 수도권 3선 의원인 박기춘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대선 패배 이후 위기에 빠진 민주당의 활로를 개척하기 위한 첫 단추가 꿰어진 셈이다. 당초 신임 원내대표가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토록 돼 있었으나 박 원내대표가 별도로 비대위원장을 뽑을 것을 제안해 민주당 지도부는 내년 5월까지 투톱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박 원내대표의 어깨에 지워진 짐은 매우 무겁다. 다음달 초 선출될 비대위원장과 함께 민주당이 대선 패배의 후유증을 조기에 수습하고 제1야당으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되찾도록 이끄는 게 첫 번째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강력한 쇄신과 변화의 노력이 필요하다. 야권발 정계개편 요구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야권의 중심 기능을 유지할 수 있기 위해서는 친노 이미지 탈색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계파색이 옅은 박 원내대표가 범 친노계로 분류되는 4선의 신계륜 의원에 승리를 거둔 이번 선거 결과가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민주당의 앞길은 녹록지 않다. 박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단합을 강조하고 통합의 리더십을 약속했지만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은 심각한 양상이다. 냉소주의와 패배주의가 팽배해 있어 비전과 혁신 요구의 공통분모를 추출하기도 쉽지 않다. 민주당 투톱 체제는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민주당으로 거듭날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박 원내대표에게는 또 내년 2월 박근혜 정부 출범에 즈음해 여당과 원내 현안을 협의하는 과제가 주어져 있다. 새 정부의 조직 개편이나 첫 총리·장관 인사청문회, 정치개혁 과제 등이 줄지어 서 있다. 민주당이 이런 사안들을 처리하면서 건전한 비판자 역할을 제대로 한다면 제1야당의 존재감을 되찾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반대로 지나치게 새 정부와 각을 세우면 국정의 발목을 잡는 구태라는 비판을 받기 십상이다. 따라서 박 원내대표는 여당과의 대화와 협상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되 시시비비를 따져 무리한 요구에는 과감히 반대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