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얼굴 없는 천사’ 2012년에도 5000여만원 놓고 갔다

입력 2012-12-27 20:09


세밑 맹추위 속에서도 전북에서는 익명의 기부 천사들이 잇달아 나타나 주민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전북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13년째다.

27일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53분쯤 50∼6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전화를 걸어와 “얼굴 없는 천사의 비 옆을 봐주세요. 어려운 이웃을 위하여 써주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이 남성이 얘기한 곳에는 5만원권 다발과 돼지저금통이 들어 있는 종이상자가 놓여 있었다. 금액을 확인한 결과 5030만4600원이었다.

주민센터 측은 성금을 전달한 시점과 방식, 전화 목소리 등으로 미뤄 지난 12년간 찾아왔던 그 ‘천사’가 이번에도 선행을 베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천사는 2000년부터 해마다 성탄절을 전후해 수백만∼수천만원씩 보내와 이날까지 모두 2억9775만여 원을 기부했다.

또 해마다 수천만원씩 기부해 온 ‘얼굴 없는 노신사’도 선행을 이어갔다. 사랑의열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한 80대 노신사가 전날 사무실을 찾아와 1000만원권 수표 2장을 전달하고 갔다고 밝혔다. 이 노신사는 2009년부터 이곳에 7000만원을 기부했다.

전주=김용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