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기업 절반 창업후 2년도 못 버텼다

입력 2012-12-27 19:46

지난해 새로 생긴 기업 10개 가운데 9개는 직원이 없는 1인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자 중 ‘사장님’ 소리를 들은 지 2년 만에 문 닫은 경우도 절반을 웃돌았다. 50대의 창업 열기가 뜨거웠고 여성 사장들의 약진도 계속됐다.

통계청은 27일 ‘기업생멸 행정통계’를 발표하고 지난해 신생기업 80만9000개 중 고용주만 있는 기업이 73만5000개로 90.8%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종사자 2∼9인 신생기업은 7.9%, 10인 이상인 신생기업은 전체의 1.3%에 불과했다.

창업의 꿈을 이뤘다는 기쁨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신생기업의 평균 생존율은 창업 1년 후 62.5%, 2년 후 49.1%로 곤두박질쳤다. 창업한 지 5년 후에는 살아남은 기업이 30.2%에 불과했다.

창업 2년 후 생존율은 운수업이 64.7%로 가장 높았고 5년 후 생존율은 부동산 및 임대업이 48.1%로 가장 높았다. 신생기업 비중에서 도·소매업에 이어 2위를 기록한 숙박 및 음식점업은 2년 후 생존율이 38.7%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창업 문턱이 낮아 많이 생겨나지만 그만큼 경쟁에서 밀려 사라지는 곳도 많다는 얘기다.

베이비부머(1955∼63년생)의 창업 열기는 이번 통계에서도 입증됐다. 신생기업 대표자 중 50대 비율은 2007년 20.8%에서 지난해 24.3%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40대 사장은 비율 면에서 32.5%로 가장 높았지만 전년대비 0.1% 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여성 대표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06년 35.7%였던 여성 대표자 비율은 지난해 37.5%로 증가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64.2%)과 교육서비스업(54.9%) 등 상대적으로 여성이 운영하기 쉬운 업종에서 강세를 보였다.

이번 통계는 국내 기업들이 태어나고 사라지는 변화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통계청이 올해 처음 발표한 것이다. 매출액이 있거나 상용근로자가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집계했으며 사업자등록, 부가세, 법인세, 근로소득지급명세서 등 행정자료를 활용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