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공방] 민주, 원내대표 신계륜·박기춘·김동철 3파전
입력 2012-12-27 19:40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이 4선의 신계륜(58) 의원과 3선의 박기춘(56) 김동철(57) 의원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세 의원은 27일 후보로 등록했고 28일 투표가 실시된다. 경선은 신·박 의원의 양강 구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비주류 대표주자 격인 김 의원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수도 있다.
신 의원과 박 의원은 모두 주류다. 신 의원은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 계열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이면서 ‘486 의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친노(親盧·친노무현)계 핵심 인사는 아니지만 범(凡)친노계로 분류된다. 신 의원은 출마 회견에서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은 한시가 급하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 회복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30명 안팎인 민평련 소속 의원들이 신 의원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대행을 맡고 있는 박 의원 역시 박지원 전 원내대표 쪽 지지를 받고 있는 주류 인사다. 하지만 특정 계파에 속하기보다 중립적 성향이 강하다. 신 의원이 주류에 더 가까워 주류는 신 의원을, 비주류는 박 의원을 지지하는 양상이다. 박 의원은 출마 회견에서 “당선되면 대선 패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평가, 치열한 혁신, 재창당 수준의 환골탈태 등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중도파 의원들과 20명 안팎의 원내 지도부 지지를 얻고 있다.
김 의원은 비주류인 ‘쇄신모임’ 소속이다. 친노계를 아주 싫어한다. 이번에도 신 의원의 출마에 반발해 뒤늦게 뛰어들었다. 그는 출마 회견에서 “오늘 오전까지도 출마하지 않으려 했는데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인사가 당권에 도전한다고 해서 그래선 안 되겠기에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모임의 안민석 의원도 TBS 라디오에 나와 “문재인 전 후보 특보단장을 맡았던 신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서겠다는 게 국민 상식에 맞느냐”고 따졌다. 1차 표결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 결선투표를 실시하는데, 김 의원이 박 의원을 지지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결국 원내대표 선거는 주류와 비주류의 표 대결 양상이 됐다. 당내 중진들이 김한길 전 최고위원을 원내대표로 합의 추대하기 위해 막판까지 다른 의원들의 출마를 말렸으나 결국 실패했다. 한 중립파 재선 의원은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대선 패배 직후 주류와 비주류가 또다시 세 대결을 벌이게 돼 볼썽사납고 창피하다”고 말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