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4명중 3명 “조건만 좋다면 中企 취업 의사”
입력 2012-12-27 19:24
고등학생 4명 가운데 3명은 조건만 괜찮다면 중소기업에 취업해도 좋다고 생각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0명 중 8명은 취업을 한 뒤 대학에 진학하는 ‘선취업 후진학’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었으며, 대학을 꼭 졸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절반에 불과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12 학교진로교육 지표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는 초·중·고교 학생 2만4126명과 고교 1학년생 학부모 143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진로교육에 대해 전국 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고교생들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은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조건만 맞다면 취업하겠다’는 응답이 77.5%였으며, ‘무조건 취업을 하지 않겠다’는 4.8%에 불과했다. 특히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중소기업 취업에 긍정적인 응답이 89.4%로 일반계고(76.2%), 특성화고(77.2%)에 비해 높았다. 생산직 취업과 관련해서도 긍정적 응답이 47.6%, 무조건 취업하지 않겠다는 응답 20.9%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고교→대학→직장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진로에 대한 인식도 상당 부분 희석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를 마치고 취업을 한 뒤 대학에 진학해도 상관없다’는 응답은 78.9%였다. ‘대학을 반드시 졸업해야 한다’는 응답은 50.9%였다.
그러나 고졸자들이 사회적으로 차별을 받는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고졸자는 대졸자에 비해 여러 가지 불이익을 받는다’는 질문에 68.9%가 동의했으며, ‘대기업에 입사하기 어렵다’(61.9%), ‘승진하기 어렵다’(65.9%) 등도 동의하는 비율이 많았다. ‘연애·결혼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37.9%만 동의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생 스스로 학력에 편견을 갖고 있다기보다 사회적 압력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고학력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