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현판, 원래 임태영 한자체로 결정… “한글은 복원정신 안맞아”

입력 2012-12-27 19:23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 현판 글씨가 경복궁 중건 당시 훈련대장 임태영이 쓴 한자 현판 ‘光化門’으로 결정됐다.

문화재위원회는 27일 서울 고궁박물관에서 회의를 열어 광화문 현판 글씨 문제를 논의하고 “한글 현판은 문화재 복원 정신과 맞지 않는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이로써 2010년 11월 광화문 현판에 균열이 생기면서 시작된 한글이냐, 한자냐 공방은 2년 만에 일단락됐다. 문화재청이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을 따른 관례에 비춰 새 현판 제작과 설치는 내년 상반기 시행될 전망이다.

광화문 현판은 6·25전쟁 때 폭격을 맞아 사라졌다. 1968년 광화문을 철근 콘크리트로 복원해 원래 자리에 세우면서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 한글 현판을 달았다. 이후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광화문을 1865년 고종 중건 당시 모습으로 복원키로 결정했다. 현판 글씨도 중건 때 공사 책임자 임태영의 한자 글씨를 디지털로 복원해 달았다. 하지만 광화문 현판이 2010년 광복 65주년 기념식에 맞춰 재복원된 지 석 달 만에 균열이 생겨 다시 제작하는 과정에서 현판 글씨를 한글 정체성을 고려해 한글로 달아야 한다는 주장과 고종 중건 때 모습의 한자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왔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