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디지털시장 ‘거인들의 영토 전쟁’… 패권노린 도전과 응전 예고
입력 2012-12-27 19:12
2013년은 디지털 세계의 제1차 대전이 벌어지는 해가 될 것이라고 골드만삭스가 예측했다. 격전지는 태블릿PC, 새로운 전장은 스마트TV, 전략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 가디언 등도 새해에 디지털 패권을 둘러싸고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는 물론 아마존 페이스북 삼성전자까지 사활을 건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고 27일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거인들의 충돌(clash of the titans)’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스마트 기기의 플랫폼을 둘러싼 전쟁의 승패가 내년에 가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가 예측한 승자는 애플이었다. 가장 격렬한 전투가 벌어질 태블릿PC 분야에서 애플은 아이패드라는 뛰어난 하드웨어와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를 갖추고 있어 방어에 주력하면 된다. 애플은 음성검색 서비스 ‘시리(Siri)’를 더욱 발전시켜 구글의 아성인 검색 분야에 도전할 것이라고 WSJ가 전했다.
태블릿PC의 승자는 스마트폰에서도 기세를 올릴 것이다. 올해 주춤했던 아이폰이 아이패드의 응원에 힘입어 시장점유율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도전자는 킨들HD를 내놓은 아마존닷컴이다. 페이스북도 스마트폰과 독자적인 메신저 앱을 내놓을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다.
구글은 검색 시장을 지키는 데 만족하지 않고, 거센 도전을 할 채비를 마쳤다. 올해 스마트폰·태블릿PC 같은 하드웨어 분야에 진출한 데 이어 새해에는 소셜네트워크 구글플러스로 페이스북에 본격 도전한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는 미국 전역 당일배송을 준비하고 있다. MS에 도전하는 오피스 앱도 이미 내놓았다.
야심작 윈도8의 반응이 시원찮은 MS는 내년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골드만삭스는 지적했다. 오피스 같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구글·애플의 거센 도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2013년은 거인의 몰락을 목격하는 해가 될 수도 있다.
한국의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의 TV·스마트폰 제작사다. 새로운 거대 시장인 스마트TV 분야에서도 강자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융합·생태계 형성에는 존재감이 없어 수익률이 낮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된다. 로이터는 아마존이 내년 100달러대의 초저가 스마트폰으로 삼성의 아성을 공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퍼스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그렉 스털링은 WSJ에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서로의 시장에 침범하고 있다”며 “땅따먹기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