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편지 낙서 등으로 본 로마의 보통사람들

입력 2012-12-27 18:41


99%의 로마인은 어떻게 살았을까/로버트 냅(이론과실천·2만9000원)

고대 로마의 보통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우리가 아는 로마의 역사는 상위 1% 소수 지배계층의 역사다. 그들 뒤에는 역사를 떠받친 수많은 민중이 있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거대한 로마 제국은 웅대한 흔적을 남기기도 전에 주저앉고 말았을 터.

미국 UC버클리에서 30년 넘게 고전과 고대사를 가르쳤으며 현대 이 대학 명예교수로 있는 저자는 로마의 보통 사람에 주목했다. 지배계층이 쓴 자료를 최대한 배제하고 묘지의 비문, 파피루스의 문서처럼 덜 알려진 증거를 주로 활용했다. 문학과 편지 낙서 등에서 그들 자신의 목소리를 끌어냈다. 그렇게 해서 모습을 드러낸 로마의 보통 사람들은 오늘날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은 질병과 전쟁, 폭력의 고통 속에서 두려움을 안고 살았으며 지배계층에게 착취당하면서도 서로 기대어 희망을 품었다. 노예는 해방노예가 되거나 도망쳤으며 평민의 아들은 농부나 상인 군인이 됐다.

이 책은 중간계층: 평민남자, 그들만의 삶: 평민여자, 예속과 생존 사이: 빈민, 굴레의 극복: 노예, 노예 그 이후: 해방노예, 생계를 위해 무기를 들다: 군인, 성(性)을 팔다: 매춘부, 명성과 죽음: 검투사, 산적과 해적 등 9장으로 구성돼 있다. 김민수 옮김.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