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그대에게 그런 나였으면 外

입력 2012-12-27 18:35

인문·교양

△그대에게 그런 나였으면(이채현)=이화여대 국문과 출신 시인의 첫 시집. “사유의 고통이 농익어 어찌할 수 없을 때 찾아오는 게 시였다”는 ‘시인의 말’에서 언어의 보석을 탐미하는 간절한 갈구를 느낄 수 있다. 70여 편의 작품마다 신앙시 차원으로 승화된 맥박이 뛰고 있다(으뜸사랑·8000원).

△쇼에게 세상을 묻다(G. 버나드 쇼)=“도둑질은 도둑이 하면 죄가 되지만, 금융가들이 하면 능력이 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저자는 이처럼 경제를 비롯해 정치에서 경제, 교육, 법, 제도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 사회 관심사를 보여준다(뗀데데로·2만5000원).

△한자견문록(임형석)=세시기(歲時記)에 담긴 한자의 문화인문학이라는 부제가 주제를 잘 설명한다. 세시기란 일 년 중 철따라 행하는 민속 행사나 풍물을 적어 풀어놓은 책. 우수, 경칩 등 절기를 나타내는 한자는 인간과 자연이 만나는 인문의 결정체라는 걸 깨닫게 한다(글항아리·5만2000원).

△처음 만나는 우리 인문학(김경윤)=우리나라 사상가에게서 인문학을 캐낸다. 송시열을 통해 ‘곧음의 폭력사’, 유형원을 통해 ‘조선의 토지공개념’을 논하는 식이다. 서양사에만 기대 인문학을 논해온 지적 풍토에 일침을 가하는 책(아포리아·1만5000원).

예술·실용

△줄 서서 먹는 반찬가게(사토 게이지)=정성어린 손맛과 우직한 노력으로 전국 식탁을 점령한 일본 최고의 반찬가게 ‘사이치’의 성공 비법을 사장이 공개했다. ‘1대 1로 혼내지 않는다’ 등 직원 관리법도 털어놨다(김영사·1만2000원).

△서툰 서른과 작별하라(오츠카 히사시)=40대가 왜 중요한지를 말하고 40대에 못하면 후회할 것들을 열거했다. 오늘보다 내일을 중시했다, 뚜렷한 강점을 만들지 못했다, 일에 쫓겨 해야 할 일만 했다 등을 일별하면 자신을 돌아볼 계기가 될 듯하다(도요새·1만2000원).

△먹거리 정책(팀 랭 등 3인)=저자들은 현재의 먹거리 정책은 파국을 맞았다고 주장한다. 이는 생산에만 관심 있는 농업전문가, 식품 안전에만 주목하는 식품 안전 전문가, 산업에만 초점을 맞추는 식품 경제학자들이 따로 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따비·2만5000원).

아동·청소년

△기이한 책장수 조신선(글 정창권·그림 김도연)=조선시대에도 책장수가 있었다. 품 안에 엄청나게 많은 책을 넣어 다니며 사고팔던 조선판 책 마케터 조생이다. 얼굴이 늙지 않아 보여 신선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그의 삶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서술한다. 초등 고학년용(사계절·1만1000원).

△우리 엄마 최고(글 로지 스미스·그림 브루스 와틀리)=몸집이 커다란 엄마도, 작은 엄마도, 털로 덮여 있는 엄마도, 세상의 모든 엄마는 특별나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호주 그림책. ‘우리 아빠 최고’가 세트처럼 나와 있다(풀빛·1만원).

△똥칠이 실종사건(글 박현숙·그림 이제)=재개발을 앞둔 산동네 ‘도깨비 마을’을 떠나 이사를 가게 된 초등 3학년 명칠이는 친구 봉기와 송이에게 기르던 개 똥칠이를 맡아달라고 부탁한다. 재개발로 잃어버릴 수 있는 소중한 것에 대해 얘기한다. 초등 3년 이상(샘터·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