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결국 형이 웃었다… 전자랜드 문태종-모비스 문태영, 선봉장 맡아 형제싸움

입력 2012-12-26 21:53

형만한 아우가 없다고 했던가. 프로농구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싸웠던 외국인 귀화 선수 문태종(전자랜드)과 문태영(모비스) 형제의 대결에서 형이 웃었다.

전자랜드는 2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모비스와의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문태종과 리카르도 포웰의 활약을 앞세워 81대 6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전자랜드는 17승7패로 전날까지 공동 2위였던 모비스(16승8패)를 한 게임차로 제치고 단독 2위에 올랐다. 모비스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2승1패로 한걸음 더 앞서나갔을 뿐 아니라 1위 서울 SK와의 격차도 2게임으로 좁혔다.

2위라는 자리는 포스트시즌에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는 성적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포스트시즌에서 정규리그 우승은 단지 1위라는 명예만 있을 뿐 2위와 똑같은 위치에서 4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하지만 3위 팀은 6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1·2위 팀과 챔피언결정전을 놓고 싸우기 때문에 그만큼 체력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승부의 열쇠를 쥔 선수가 바로 똑같은 한국인 어머니를 둔 문태종과 문태영이다. 문태종은 ‘4쿼터의 사나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승부처에서 해결사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선수다. 개인적으로도 문태종은 혼혈선수 조항 때문에 올시즌을 끝으로 전자랜드를 떠나야하기 때문에 팀에 반드시 우승을 선사하려 하고 있다. 동생 문태영은 2009∼2010 시즌 득점왕에서 말해주듯 폭발적인 슛감각을 자랑한다. 올시즌 모비스 이적 이후 부진에 빠진 문태영은 3라운드 이후 대반격을 통해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선 형이 판정승을 거뒀다. 문태종은 기선을 제압하는 1쿼터와 승부의 분수령이 되는 4쿼터에서 각각 9점과 7점을 넣는 등 이날 총 19점을 기록했다. 경기 종료 33초를 남겨놓고는 멋진 원핸드 덩크슛으로 승리를 자축했다. 반면 모비스의 주득점포인 문태영은 13점을 넣는 데 그쳤고, 가드 양동근도 단 3점이라는 치욕을 맛봤다. 결국 문태종과 포웰(26점)을 앞세운 전자랜드는 18점차 대승을 거두는 기쁨을 맛봤다.

한편 여자농구에선 춘천 우리은행이 경기 막판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용인 삼성생명에 56대 52로 이겼다. 17승5패가 된 우리은행은 2위 안산 신한은행(14승7패)과의 승차를 2.5경기로 벌렸다. 우리은행은 종료 1분여를 남기고 49-52로 삼성생명에 끌려가며 23일 부천 하나외환전에 이어 2연패를 당할 위기에 내몰렸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종료 1분21초를 남기고 임영희의 3점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종료 46초 전에는 티나 톰슨의 골밑 슛으로 54-52 역전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은 톰슨이 24점을 넣었고 박혜진은 4쿼터에만 7득점을 올리는 등 10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인천=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