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보드 교체 비용이 단말기값보다 비싸다니… 스마트폰 수리비 ‘배보다 배꼽’

입력 2012-12-26 21:23

직장인 윤명섭(33)씨는 최근 구입한 스마트폰의 메인보드(컴퓨터 기능을 하는 부품을 장착하는 기판)가 고장 나 수리를 받기 위해 애프터서비스(AS)센터를 방문했다. 센터 직원이 요구한 메인보드 교체 가격은 약정 할인으로 구입한 스마트폰 가격보다 비쌌다. 하지만 윤씨는 스마트폰 약정기간이 오래 남아 울며 겨자 먹기로 수리비용을 지불해야만 했다.

소비자단체의 조사 결과 AS센터에서 제조사가 책정한 가격보다 높은 부품 교체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YMCA전국연맹 소비자팀은 26일 공정거래위원회 지원을 받아 실시한 스마트폰 주요 부품 가격 및 AS 교체 비용, 소비자 피해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YMCA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2·S2HD·S호핀, LG전자의 옵티머스2X·3D·LTE, 팬택의 베가레이서·넘버5·LTE 등 9개 제품을 대상으로 메인보드, 액정을 비롯한 부품 가격을 제조사와 AS센터별로 조사했다.

제조사가 제출한 평균 메인보드 가격은 LG가 28만4000원으로 가장 비쌌고 팬택 21만667원, 삼성 18만1000원 순이었다. 액정의 경우 삼성이 평균 10만9000원, LG 10만4500원, 팬택 9만1300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AS센터에서의 부품 가격은 제조사로부터 제출받은 실제 가격보다 대부분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AS센터들은 소비자들의 부품 교체·수리 빈도가 가장 높은 메인보드에 대해 과도한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의 옵티머스3D의 메인보드는 AS센터에서 평균 31만6727원을 받아 LG가 직접 제출한 제조가보다도 3만원 이상 비쌌다.

삼성의 갤럭시S2HD 모델의 액정은 조사대상 AS 35곳에서 모두 삼성이 제출한 제조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부품 비용을 받았다.

YMCA 소비자팀 심유경 간사는 “메인보드와 액정 부품만 합쳐도 출고가의 절반에 육박하는 제품도 있다”며 “소비자의 알권리를 위해 제조사들은 홈페이지와 AS센터에 부품 가격에 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해인 기자 hi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