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보다 전세가 비싼 아파트 속출
입력 2012-12-26 19:47
올해 서울에서 전세가가 오른 아파트들은 전세가 상승폭이 클수록 매매가가 더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가가 치솟다보니 집값보다 비싼 전세도 속출하고 있다. 가라앉은 매매심리와 내집마련에 대한 불안감이 장기화된 결과다.
부동산114는 작년 말부터 올 11월까지 전세가가 오른 서울 아파트 48만5408가구의 매매, 전세 가격을 비교 분석한 결과 전세가가 15% 초과 상승한 아파트의 매매가는 평균 8.8% 하락했다고 26일 밝혔다.
전세가가 15% 넘게 오른 아파트들은 대부분 고가아파트였다. 3.3㎡당 매매가는 2327만원으로 서울 평균(1664만원)보다 664만원 높았다. 3.3㎡당 전세가도 1030만원으로 서울 평균(856만원)보다 174만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세가 상승률이 15% 이하인 아파트는 3.3㎡당 전세가가 871만∼886만원이었다. 상대적으로 전세가가 높은 서초, 잠실 등 지역에서 하반기 재건축 이주 수요가 몰리면서 급등한 점도 이 같은 현상을 부추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경북(70.26%)과 전남(70.23%), 전북(71.15%) 등 지방도시에서는 집값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를 넘어섰다. 특히 대구(73.27%)와 광주(75.7%)는 평균 아파트 전세가율이 75.71%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최근에는 소형 주택의 매매가가 전세가보다 싼 매물이 나오고 있다.
대구 달서구 장기동에 위치한 영남네오빌비스타 112㎡(공급)의 전세가는 1억6000만∼1억8000만원으로 매매 하한가인 1억6000만원을 웃돈다. 인근 진천동 귀빈타운2차 89㎡의 매매 하한가는 9500만원인데 비해 전세 상한가는 1억500만원으로 전세가 더 비싸다.
광주 광산구 산정동 태양아파트 85㎡의 매매가는 5900만∼6300만원대로 5800만∼6000만원인 전세가와 차이가 없다. 북구 금호아파트는 매매 하한가(1억3000만원)가 전세 상한가(1억4000만원)보다 1000만원이나 낮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전세 선호 현상은 계속되며, 특히 내년 상반기 전세가 고공행진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주택 구매보다는 임차시장에 머무는 수요가 늘고 임차가격 상승 압력이 저금리 기조와 맞물리면서 현금 흐름을 중시하는 전세의 월세 전환 구조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