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硏 ‘고용과제’ 보고서 “40∼50대 사무직 조기퇴직 가계소득·국가재정 위협”

입력 2012-12-26 19:47

40∼50대 화이트칼라(사무직 노동자)의 조기 퇴직이 가계소득과 국가재정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6일 ‘중장년 화이트칼라 지속 고용의 과제’ 보고서에서 45∼59세에 해당하는 화이트칼라가 지난해 91만명으로 2000년 38만명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연구소가 자체 조사한 결과 화이트칼라의 체감 정년은 53.9세로 기업들이 정한 평균 정년인 57.7세보다 3.8년 짧았다. 생산직 등 비(非)화이트칼라 직종의 체감 정년 55.7세와 비교해도 2년가량 모자란다.

중장년 화이트칼라의 고용이 불안한 이유로는 높은 임금 수준이 꼽혔다. 이들의 평균 월급은 젊은층의 1.5배 수준인 453만6000원에 달하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을 느끼는 회사 측의 퇴직권고 1순위가 된다는 것이다. 이들이 맡을 관리자 직책도 줄었다. 기업 성장이 둔화되고 수평적인 조직 구조가 확산되면서 관리직은 2009년 15만2000개에서 2011년 14만개로 줄었다.

삼성경제연구소 태원유 수석연구원은 “중장년 화이트칼라는 ‘4말 5초(40대 말에서 50대 초반)’에 임원이 되지 못하면 회사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들이 자녀교육과 결혼, 주택대출 상환 등 소비지출이 최대에 다다르는 시점에서 퇴직하게 돼 가계소득이 끊기면 자칫 사회·경제적 불안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이 모두 53.9세에 조기 퇴직 후 실업급여를 신청한다고 가정하면 실업급여 예산이 현재보다 약 4608억원 더 필요해 재정 건전성에도 부담을 줄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이런 충격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 직종별 정년제와 임금피크제, 직무재교육 강화, 근로시간 및 근무형태 유연화 등을 제안했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