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출산·육아 때문에… 직장 그만둔 여성 1년새 8만명 증가

입력 2012-12-26 19:40

여성의 경제적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 이후 직장여성으로 사는 것은 점점 더 힘겨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과 출산, 육아 때문에 일을 포기한 경력단절여성이 지난해보다 8만명 가까이 늘어났다. 일하는 여성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남성보다 턱없이 낮아 사회안전망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

통계청은 26일 ‘2012 경력단절여성 통계’를 발표하고 올해 15∼54세 기혼여성 974만7000명 가운데 결혼, 임신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이 197만8000명으로 20.3%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7만8000명(4.1%)이 늘었다.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는 결혼이 46.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육아 24.9%, 임신·출산 24.2% 등이었다. 연령별로 직장을 그만둔 이유는 제각각이었다. 15∼29세는 임신·출산(32.6%), 30대는 육아(29.0%), 40대는 자녀교육(7.0%), 직장을 떠난 지 10년 이상 된 50∼54세는 결혼(74.8%)이 주요 이유였다. 결혼한 직장여성에게 일과 가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란 평생 주제를 바꿔가며 고민해야 할 문제로 다가오는 것이다. 특히 결혼과 출산, 육아 등 여러 이유가 겹쳐 있는 30대 여성은 전체 경력단절여성의 56.4%를 차지했다.

경력단절여성이 직장을 그만두기 전 근무기간은 3년 미만이 113만명(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2%)으로 지난해(106만명)보다 7만명 늘었다. 사회초년생 꼬리표를 떼자마자 결혼 때문에 직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여성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혼인 건수와 출생아 수가 모두 증가하면서 직장을 그만 두는 경력단절여성이 늘어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직장여성의 근무환경도 남성에 비해 열악하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 가입률도 여성이 남성보다 낮았다. 여성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57.6%(남성 71.1%), 건강보험 가입률은 59.8%(남성 74.9%), 고용보험 가입률은 56.4%(남성 70.4%)로 모두 50%대에 머물렀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