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아베 “디플레이션 탈출 전쟁 시작됐다”… 일본 아베 내각 출범

입력 2012-12-26 23:54

극우 정치의 ‘화려한’ 부활을 예고한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26일 닻을 올렸다.

일본 자민럭片煮?연합은 지난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3년3개월여 만에 민주당에 내줬던 정국의 주도권을 되찾아 왔다. 이날 중력?양원 본회의에서 총리로 지명된 아베 자민당 총재도 5년3개월여 만에 총리에 복귀했다. 퇴진했던 총리가 재집권한 것은 전후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총리에 이어 64년 만의 일이다.

아베 신임 총리는 양원 의원총회에서 “국회의 실전이 시작됐다”면서 일본 경제의 재생을 강조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그는 “디플레이션 탈출과 엔고 시정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룬다”는 정책 목표를 함께 제시했다. 아베 정권은 내년 1월 정기국회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10조엔(약 125조원) 상당의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방침이다.

내년 7월에 있을 참의원 선거에 대한 구상도 이어갔다. 아베 총리는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해야 자민당의 중장기적인 이념을 실천할 수 있다”고 역설하며 “민주당이 만든 정치적 혼란과 정체에 완전하게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시급한 민생현안에 행정력을 집중해 총선 승기를 내년 참의원 선거까지 이어간 뒤 헌법 개정과 교육개혁 등의 핵심 공약을 밀어붙이려 한다고 분석했다.

25일 마무리된 자민당 당직개편도 참의원 선거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간사장과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부총재가 유임되는 한편 당 3역(간사장, 총무회장, 정조회장) 중 두 자리에 여성 정치인이 전격 발탁됐다. 아베 총재는 “당의 요직에 여성을 기용함으로써 자민당이 여성의 힘을 활용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베 정권의 행보는 공식 출범부터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총리 임명 직후 새 내각을 발표한 아베 총리는 총무상에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전 경제산업성 부대신을, 행정럭篇タ平┻뎔냘?담당상에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전 자민당 부간사장을 전격 발탁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한국의 독도 지배 실태를 파악하겠다며 한국에 들어오려다 김포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된 극우 정치인이다. 한국 대선 이후 아베 총리가 한렝?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터라 극우 인사의 입각이 얼어붙은 양국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 됐다. 기시다 후미오 신임 외무상은 이날 기자들에게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이웃 국가들과 협력해 미렝?관계 재구축에 힘쓰고 경제외교를 핵심으로 내세울 것”이라면서도 영토 문제에 대해선 단호히 행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과도 새로운 갈등의 불씨를 키웠다. 아베 정권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계인 조선학교를 고교 수업료 무상화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한 것. 극우 성향의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신임 문부과학상의 의사가 이번 결정에 적극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