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거라서 빠지고 툭하면 부상교체… 휘청대는 WBC 대표팀
입력 2012-12-26 19:21
영광스러운 태극마크가 부담스러운 것일까. 제 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여부를 놓고 구단과 선수의 이기주의에 역대 최약체 대표선수단이 출범할 전망이다.
류중일 WBC 대표팀 감독과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는 우완 투수 김진우(29·KIA)와 외야수 추신수(30·신시내티 레즈)의 대체 선수를 이번 주 내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김진우는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아 10승5패, 평균자책점 2.90을 남기고 재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WBC 선발을 앞두고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구단과의 협의에 따라 WBC 출전을 포기했다. KIA 관계자는 “김진우가 11월 초와 12월 3일 두 차례 병원에서 검진했는데 오른쪽 팔꿈치 인대 통증으로 4주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달 12일 클리블랜드에서 신시내티로 이적한 추신수는 최근 이적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WBC에 불참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추신수는 새로운 장기 계약을 위해 정규리그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앞서 류현진(다저스)과 김광현(SK), 봉중근(LG), 홍상삼(두산) 등도 개인 훈련과 부상을 이유로 WBC 출전을 거부해 대표팀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처럼 WBC가 선수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이유는 이 대회가 명예만 있을 뿐 병역혜택 등 다른 ‘당근’이 없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구단의 이기주의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다.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큰 구단일수록 그 선수의 대표팀 합류에 따른 팀 훈련 불참 및 부상 염려 등에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구단은 선수들의 몸 상태를 시즌 시작인 4월에 맞춰 끌어올리기를 원하고 있다. 그런데 3월에 열리는 WBC 경기에 집중할 경우 해당 선수가 정규리그에서 컨디션 조절에 실패할 수 있고, 자칫 부상이라도 당하면 성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BO 관계자는 “최고 기량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나오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대신 부상자들의 경우 진단서를 엄격하게 판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