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횡령 혐의’ 족쇄 푼 CTS기독교TV 감경철 회장] “목사·성도님들의 격려 많아 힘이 납니다”

입력 2012-12-26 21:10


“기도를 더 많이 하라는 연단의 시간이었습니다.

CTS기독교TV 감경철(69·광림교회 장로) 회장은 올 한해를 이렇게 회고했다. 감 회장이 이 같은 소회를 밝힌 것은 지난 4년간 끌어온 횡령 혐의에 대해 최근 검찰이 최종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신앙인으로서 만감이 교차했기 때문이다.

감 회장은 “전도 대상인 일반인들에게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것처럼 보이는 게 싫어 상대방의 무리한 고소 등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그 피해와 고통은 너무나 컸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감 회장은 “결과를 놓고 봤을 때 하나님은 피할 길을 열어주셨고 특히 만나는 목사님과 성도들마다 훌훌 털어버리라는 격려에 요즘 새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감 회장은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CTS가 크게 성장한 데 대해 만족해했다. 1995년 12월 1일 설립돼 올해로 창립 17주년을 맞는 CTS는 현재 86개 교단이 연합하고 43개 주주교단이 참여하는 기독교 방송사의 대표주자로 성장했다.

그는 처음 CTS를 맡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IMF 여파와 경영관리 실패로 회사 부도 위기에서 사장에 취임했습니다. 당시 부채는 450억원에 직원 월급은 8개월 이상 밀린 상태였습니다. 먼저 하나님께서 나를 이곳에 보낸 이유가 뭘까 고민했습니다.”

여러 목회자들을 만나면서 감 회장은 소명을 찾았다. “2000년 7월 취임 후 2개월이 지난 9월쯤 예장합동 총회 현장에서 지금은 고인이 되신 옥한흠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CTS가 어렵다는 것을 아시고 저를 따로 불러 영상을 통한 복음전파의 사명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마치 친형이 동생을 타이르듯 말입니다. 그때의 따뜻한 격려가 지금까지도 사역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 됐습니다.”

감 회장은 CTS 임직원들에게 ‘영상선교사’라는 확신을 심어줬다. 그리고 가장 먼저 직원 예배에 나서는 등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였다. 경영을 맡아온 지난 13년째 그가 회사에서 받은 연봉은 ‘13원’이 전부일 정도로 청지기로서의 사명을 다했다.

감 회장은 CTS의 20년을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에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한 영상선교 발전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특히 1월 인터넷 청년채널인 ‘CTS Y’와 ‘라디오 앱’ 등을 개국해 젊은이들을 비롯한 한국 교회들에 다양한 기독교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감 회장은 ‘어린이 교회학교 섬기기 운동’도 전개한다. “토요일에 교회에서 어린이 영어 교회학교나 주말 어린이학교를 개설해 영성과 영어를 가르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 중입니다.”

감 회장은 이 같은 다양한 섬김 활동을 통해 다시 한번 한국 교회가 부흥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