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삶의 매너리즘을 깨뜨리자
입력 2012-12-26 18:50
나는 동년배에 비해 비교적 결혼주례를 많이 섰다. 내 자신이 담임하는 교회의 성도들뿐만 아니라 외부의 요청에 의한 주례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엇이든 자주 하다 보면 매너리즘(mannerism)에 빠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결혼식의 주례자로 처음 섰을 때의 감동과 긴장을 유지하기 위해 무척 노력한다.
그런데 나는 오늘 첫 주례의 설렘을 되찾을 기회를 얻었다. 바로 아직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터민(북한 탈북자)들 5쌍을 위한 합동결혼식에 주례자로 섰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심을 감사하고 기념하는 성탄절에, 본인이 섬기는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었지만 주변상황이 여의치 않아 지금까지 마음 한구석에 응어리를 품고 있었던 새터민들을 초청해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이 결혼식을 뜻깊은 행사로 만들기 위해 본당에 예식장과 피로연장을 정성껏 꾸미고 결혼예복, 메이크업, 사진촬영, 피로연 뷔페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새 가정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도 마련했다.
또한 이 결혼식의 사회를 유명한 방송국 아나운서가 맡았고 유명 성악가와 대학교수가 새 가정들을 축복하고 위로하는 시간도 있었다. 이 행사가 이토록 풍성해질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분들이 기쁜 마음으로 자신의 재물 및 재능을 기부했기 때문이다. 나 자신도 최근 그 어떤 결혼식 때보다 열정적으로 주례자의 역할을 감당했다. 그 결과, 예식 초기에 불안함과 어색함이 얼굴에 역력했던 5쌍의 새터민 부부들은 시간이 지나며 미소를 짓기 시작했고 마침내 행사에 참여한 수백명의 성도들의 진심 어린 축하 속에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다는 사실에 크게 감격했다. 그들 중에 누가 이 낯선 땅에서 수많은 하객들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할 것을 꿈꿨겠는가? 그들의 감격하는 모습을 보며 그 자리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은 이 감동적인 순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감사와 찬양을 올렸다. 이 모든 것은 이 행사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익숙한 것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과감히 새로운 도전을 했기에 얻은 소중한 열매이다.
다음 주가 되면 2013년 새해가 시작된다. 여러분들은 2013년에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가? 살기가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은 익숙하고 안전한 일만 하기를 원한다. 실패가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여러분들에게 이제까지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도전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는 사람은 구태의연한 매너리즘에 빠지게 될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열정도 잃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나님께서 상상하지 못했던 열정과 힘, 그리고 감동을 부어주시며 그 결과 그 마음속에 이전에 없었던 감사가 샘솟게 된다. 그러므로 2013년 새해에는 여러분들 주변의 암울한 환경에 지배당하지 말고 자신의 삶을 하나님의 가능성 속으로 담대하게 던져 보라. 하나님은 자신을 신뢰하고 믿음의 결단을 내리는 여러분들을 위해 놀라운 미래를 준비하고 계신다.
<꿈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