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변형 연어, 곧 식탁에 오른다… “상업화 최종 승인 시간문제”
입력 2012-12-26 21:39
일반 연어보다 빨리 자라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유전자 변형(GM) 연어가 곧 식탁에 오를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이 보도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4일(현지시간) 낸 보고서에서 “GM 연어는 환경과 인체에 무해하다”고 발표했다.
158쪽에 이르는 이 보고서는 향후 GM 연어 상업화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근거 자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무해하다는 결론이 난 이상 상업화 최종 승인도 시간문제일 것으로 미 언론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미국은 세계 최초로 GM 동물에 대한 상업화를 승인하는 국가가 된다.
GM 연어는 최대 몸길이가 147㎝, 무게 62㎏에 이르는 태평양 북부 왕연어의 성장 유전자와 오션 파웃(Ocean pout·북미 동북 연안에 서식하는 등가시치과 물고기의 일종)의 부동화(不凍化) 단백질 유전자를 대서양 연어의 난자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GM 연어를 개발한 생명공학 기업 아쿠아바운티테크놀로지는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연어 생산과 소비가 획기적으로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시민단체들은 GM 동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려면 최소 수십년의 데이터가 필요하며, 향후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GM 연어 승인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아쿠아바운티테크놀로지는 GM 연어를 완전히 불임화해 위험을 없애겠다고 밝혔으나 GM 식품 반대론자인 피터 릴리씨는 “양식되는 GM 연어 일부가 자연으로 도망치고 그중 일부라도 생식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반박했다.
미국·캐나다 합작 기업인 아쿠아바운티테크놀로지는 1999년 일반 연어보다 2배 이상 빨리 자라는 GM 연어를 개발했고, FDA는 10년이 넘는 심사 끝에 2010년 GM 연어가 식품으로서 안전하다는 예비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이후 FDA는 뚜렷한 이유 없이 보고서 발간을 늦췄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GM 식품 반대론자들 사이에서 FDA가 긴 크리스마스 연휴 직전에 보고서를 내놓은 데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