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아라 날아라 새해 소망 품은 태양아… 해돋이와 해넘이가 황홀한 명소

입력 2012-12-26 17:49


격동의 2012년도 어느덧 끝자락이다. 다사다난했던 임진년의 해가 기울고 계사년의 새 해가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2013년 새해 첫날에 섬을 제외한 육지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은 울산 간절곶으로 오전 7시31분26초에 수평선을 뚫고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에 2012년의 마지막 해는 전남 진도의 심동리에서 오후 5시35분31초까지 볼 수 있다. 바다를 품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 해를 맞기 위해 다채로운 해넘이와 해돋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동해안

강원도 고성에서 부산까지 동해안을 따라 달리는 7번국도와 770㎞ 길이의 해파랑길은 곳곳이 해맞이 명소이다. 동해의 해돋이는 갯바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와 수평선을 수놓은 어화, 그리고 아담한 항구와 포구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동해안 최북단의 해맞이 명소는 고성의 통일전망대. 금강산을 비롯한 북녘 땅이 손에 잡힐 듯 가까운 통일전망대는 새해 첫날에는 오전 6시부터 출입이 허용된다. 대진등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금강산콘도와 거진항, 그리고 드라마 ‘가을동화’ 촬영지로 유명한 화진포도 고성을 대표하는 해돋이 포인트.

속초는 파도가 절벽에 부딪칠 때마다 거문고 소리가 난다는 동명항의 영금정을 비롯해 영랑호와 청초호를 배경으로 한 해돋이가 인상적이다. 양양의 하조대는 기암절벽과 노송이 어우러진 육각정으로 절벽에 뿌리를 내린 노송을 배경으로 떠오르는 해가 일품이다.

강릉의 해맞이 명소는 정동진으로 바다와 이웃한 정동진역과 해변을 배경으로 한 해돋이가 환상적이다. 애국가 첫 소절의 배경 화면으로 유명한 추암해변은 동해를 대표하는 해돋이 명소. 해안선이 긴 삼척은 새천년해안도로를 비롯해 삼척해변, 맹방해변, 용화해변, 덕산해변, 장호해변 등 해맞이 명소가 해안도로를 따라 이어진다.

경북 울진은 7번국도와 해안도로를 따라 펼쳐진 한적한 해변과 죽변항, 그리고 관동팔경 중 하나인 망양정에서의 해돋이가 웅장하다. 영덕대게로 유명한 영덕군은 강구항에서 영덕해맞이공원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50㎞ 길이의 영덕블루로드 전체가 해맞이 포인트. 24기의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영덕풍력발전단지와 삼사해상공원은 동해안 최고의 해돋이 명소.

호랑이 꼬리로 유명한 포항 호미곶은 ‘상생의 손’ 엄지와 검지 사이로 떠오르는 해가 역동적이다. 경주의 해돋이 명소는 감포의 전촌해변과 수증릉으로 유명한 양북의 문무대왕릉. 특히 문무대왕의 호국혼이 깃든 수증릉은 해 뜰 무렵 갈매기들이 음표처럼 날아다니며 조연 역할을 한다.

울기등대와 울창한 송림, 그리고 독특한 모양의 바위섬으로 이루어진 대왕암은 울산을 대표하는 해돋이 포인트. 간절곶은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5m 높이의 소망우체통과 간절곶등대가 인상적이다. 동해안 최남단인 부산에는 해운대해수욕장, 동백섬, 광안리해변, 황령산 봉수대, 태종대, 송도해변 등 해돋이 명소가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즐비하다.

◇남해안

부산에서 전남 목포까지 수많은 섬을 품고 있는 남해안은 해돋이와 해넘이를 한 곳에서 감상하는 포인트가 즐비하다. 경남 거제는 해금강의 사자바위 사이로 뜨는 해와 해금강 입구의 신선대에서 맞는 해넘이, 여차몽돌해변과 학동몽돌해변의 해돋이, 그리고 대소병대도를 배경으로 한 여차홍포 전망도로에서의 해돋이와 해넘이가 감동적이다.

통영도 해돋이와 해넘이가 예술적인 고장으로 달아공원이 대표적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에 오르면 한산도를 비롯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크고 작은 섬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실안낙조로 유명한 사천과 남해는 해안선이 단조로워 해돋이 명소는 동쪽에, 해넘이 명소는 서쪽에 위치한다.

전남 여수 향일암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남해안 최고의 해돋이 명소. 여수 돌산도의 서쪽 해안도로와 순천만을 이웃한 해안도로는 갯벌을 붉게 채색하는 해넘이가 서정적이다. 특히 여자만의 광암마을은 여자만에 점점이 떠있는 어선과 여자도, 그리고 고흥의 팔영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포인트.

이밖에도 남해안에는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이 위치한 순천, 녹차밭과 꼬막으로 유명한 보성, 외나로도 우주센터가 위치한 고흥에 해돋이와 해넘이 명소가 많다. 그 중에서도 정남진으로 유명한 장흥에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 촬영지인 남포마을 소등섬과 관산읍의 정남진전망대에서의 해맞이가 인상적이다.

진도의 녹진전망대 및 세방낙조휴게소는 하늘과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와 점점이 떠있는 섬이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하게 한다. 15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진도 조도군도는 해돋이와 해넘이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곳으로 상조도의 도리산 전망대에 오르면 360도 파노라마로 섬이 펼쳐진다.

◇서해안

리아스식 해안과 갯벌이 발달한 서해안의 해넘이는 한 편의 서정시를 보는 듯 애잔하다. 서해안 최고의 해넘이 포인트는 1004개의 유인도와 무인도로 이루어진 전남 신안. 홍도, 흑산도, 비금도, 자은도 등 섬 곳곳에서 해넘이를 감상할 수 있다. 무안의 요강섬과 조금나루유원지, 함평의 돌머리해수욕장, 영광의 백수해안도로는 전남 서해안을 대표하는 해넘이 명소.

전북 부안의 변산반도는 절벽이 책을 쌓아놓은 듯한 형상의 채석강을 배경으로 한 해넘이가 손꼽힌다. 변산면 도청리의 솔섬은 서해안 3대 낙조 명소. 부안에서 군산까지 이어지는 33.9㎞ 길이의 새만금방조제는 비안도와 고군산군도를 배경으로 지는 해가 낭만적이다.

충남 서천의 마량포는 당진의 왜목마을과 함께 서해안에서 해돋이와 해넘이를 한곳에서 감상하는 특이한 곳. 남쪽으로 한껏 기운 해가 비인만에서 솟아 서해의 연도 방향으로 넘어간다. 태안반도의 안면도 꽃지해변은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의 낙조가 서럽도록 아름답다.

경기도 화성의 궁평항 낙조는 화성8경에 이름을 올린 절경. 하루에 두 번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제부도는 매바위와 어우러진 해넘이가 장관이다. 서해안의 지도를 바꾼 서신반도와 우정반도를 잇는 4차선 화옹방조제, 요트대회로 유명한 전곡항, 탄도만의 누에섬은 수도권 주민들이 많이 찾는 해넘이 명소.

인천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인천대교는 송도국제도시와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를 연결하는 18.38㎞ 길이의 교량으로 세계에서 6번째로 길다. 인천대교를 배경으로 한 해넘이는 연안부두 수협공판장 앞과 월미도해변이 좋다. 강화의 장화리해변과 용유도 왕산해수욕장, 그리고 석모도도 서해안을 대표하는 해넘이 명소로 꼽힌다.

글·사진=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