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갈등관계 회복의 법칙

입력 2012-12-26 17:55


창세기 13장 1∼13절

탈무드에 나오는 예화입니다. 어느 날 시시비비를 가려 달라며 두 젊은이가 랍비를 찾아왔습니다. 랍비는 각자 따로 불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 젊은이의 주장을 듣던 랍비가 말합니다. “당신 말이 옳소.” 또 다른 남자의 주장을 듣고 난 후에도 랍비의 대답은 똑같았습니다. “당신 말이 옳소.” 옆에 있던 랍비의 부인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 따졌습니다. “아니, 두 사람이 다 옳다고 하면 당신의 판단은 뭐예요.” 랍비가 대답했습니다. “당신 말도 옳소.”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가정이나 작은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는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하는 흑백의 문제라기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하나로 어울림을 만들어 가야 하는 문제가 많습니다.

창세기 13장 7절 말씀을 보면 아브람의 목자와 롯의 목자가 더 좋은 목초지를 갖겠다고 다툽니다. ‘그들의 소유가 많아서 동거할 수 없었다’(6절)는 게 다툼의 원인입니다. 결국 하나님의 축복으로 받은 풍요로움 때문에 서로 싸우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는 과거보다 훨씬 더 풍요롭습니다. 그런데 이 풍요로움 속에서 없을 것 같은 다툼은 과거보다 더 심합니다. 욕심이라는 죄 된 본성을 가지고 있는 인간들이 사는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 아브람이 형제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첫 번째 아브람은 물질보다 ‘관계(형제간의 우애)’를 중요시합니다.

‘아브람이 롯에게 이르되 우리는 한 친족이라 나나 너나 내 목자나 네 목자나 서로 다투게 하지 말자.’(8절) 아브람이 문제 해결을 위해 먼저 가치관을 정립합니다. 그가 생각하기에 다투지 말아야 하는 기본적인 이유는 ‘너와 나는 한 친족이기 때문’입니다. 한 나라에서 이념으로 인하여 갈등이 일어날 때, 가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로 싸움이 일어날 때 먼저 가치관을 정립해야 합니다. 그 가치관의 핵심은 ‘우리는 원수가 아니라 같이 어울려 살아야 할 공동체’라는 것입니다. 아브람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형제이기에 서로 싸울 이유가 없다’고 먼저 선포합니다. 그는 중요한 것을 선택했으면 버릴 줄도 아는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최고(BEST)’를 선택하기 위해 ‘좋은 것(GOOD)’을 버릴 줄 아는 믿음입니다. 아브람에게 있어서 ‘최고’는 롯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었으며 ‘좋은 것’은 좋은 목초지 우물을 얻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자는 ‘좋은 것’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왜 갈등이 해결되지 않을까요. 왜 부부간, 부모와 자식간, 국민들 간에 화합하지 못하는 걸까요. ‘최고’와 ‘좋은 것’을 모두 다 가지려고 하기 때문에, 하나도 포기하지 않으려는 욕심 때문입니다. 아브람은 롯에게 선택권을 먼저 줍니다. 좋은 것을 차지할 수 있도록 자신의 것을 양보합니다. 갈등은 내 것을 포기하고 양보할 때 해결됩니다. 아브람이 형님이며 아브람에 의해 롯이 축복을 받은 것이기에 얼마든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가 양보할 수 있는 이유는 성품이 좋아서가 아니라 풍요의 하나님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브람의 눈에는 서로 다툴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풍요의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온 땅이 있는 한 그리스도인들은 나눌 수 있고 포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이 여러분의 삶 가운데 드러나 화평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차영아 새계명교회 목사